홍명보는 경기를 진짜 이기려고 한 건지 모르겠네요

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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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남아공전은 결과도 결과인데 경기 내용이 더 답답했습니다. 한국은 비기기만 해도 32강 진출을 확정할 수 있는 상황이었죠.


그런데 남아프리카공화국에 0-1로 패하면서 1승 2패 승점 3점으로 조 3위에 머물렀습니다. 이제는 우리가 뭘 해서 올라가는 게 아니라 다른 조 결과를 봐야 하는 상황이 됐네요.


솔직히 질 수도 있습니다. 월드컵에서 쉬운 상대는 없으니까요. 그런데 오늘은 단순히 졌다는 것보다 도대체 어떤 축구를 하려고 한 거지?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습니다.


전반부터 공격이 너무 답답했습니다. 이강인이 공을 잡으면 뭔가 해줘야 할 것 같은 분위기인데 정작 주변에서 같이 움직여주는 선수가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패스 길을 만들어주거나 수비를 끌고 나가거나 공간으로 뛰어주는 움직임이 있어야 하는데 대부분 공 가진 선수만 바라보는 느낌이더라고요.


박지성 해설도 이 부분을 바로 지적하더군요. 이강인이 공을 잡았을 때 주변 동료들이 도와줘야 하는데 너무 구경하는 듯한 플레이가 나온다고 했습니다. 듣는 순간 많은 팬들이 비슷하게 느꼈을 것 같습니다.


이강인 개인 능력으로 한두 장면은 만들 수 있어도 월드컵 무대에서 그걸로 90분을 버티기는 어렵죠. 팀 전체가 같이 움직여야 하는데 오늘은 그런 약속된 장면이 거의 보이지 않았죠.


후반에 실점하고 나서는 당연히 더 공격적으로 나가야 했습니다. 그런데 한국은 이상할 정도로 과감하지 못했습니다. 골이 필요한 상황인데도 공격 숫자가 확 늘어나는 느낌이 없었고 뒤에는 여전히 많은 선수가 남아 있었습니다.


보는 입장에서는 시간이 줄어들수록 더 답답해질 수밖에 없었죠. 박지성 해설도 지금은 골이 필요한 상황이니 벤치에서 지시해서라도 공격에 더 많은 숫자가 올라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말이 정말 맞는 게 토너먼트 진출이 걸린 경기라면 어느 시점부터는 리스크를 감수해야 합니다. 그런데 오늘 한국은 지고 있는 팀치고는 너무 조심스러웠습니다. 비기는 게 목표였던 건지 이기려고 한 건지 헷갈릴 정도였습니다.


또 조규성이 들어갔으면 당연히 제공권을 살리는 공격이 나와야 했는데 정작 조규성을 향한 좋은 크로스는 많지 않았고 오히려 공격이 더 죽어버리는 문제가 반복됐죠.


박지성 해설도 크로스가 올라갈 때 박스 안에 3~4명은 들어가야 하는데 지금은 2명밖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부분도 경기 보면서 제일 이해가 안 됐던 장면 중 하나였습니다.


타깃형 공격수를 넣었으면 그 선수에게 맞는 패턴을 써야 하는데 투입만 해놓고 활용은 제대로 안 되는 느낌인거죠. 그러다 보니 조규성이 들어간 의미도 흐려졌고 공격도 계속 애매하게 끝났습니다.


후방에 숫자를 너무 많이 남겨둔 것도 아쉬웠습니다. 골이 필요한데도 뒤에 사람이 너무 많으니 전방에서 싸워줄 숫자가 부족한거죠. 결국 크로스를 올려도 받을 선수가 적고 세컨볼 싸움에서도 밀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박지성도 평소에 말을 쎄게 하는 편이 아닌데 오늘은 경기 중에도 끝난 뒤에도 꽤 강하게 말한 점이 이해되네요. 1차전부터 3차전까지 거의 똑같은 축구를 했고 수비에 중심을 두는 방향은 있었지만 문전 앞에서 어떻게 득점할지 보이지 않았다고 했죠.


솔직히 팬들도 비슷하게 느꼈을 겁니다. 비기기만 해도 되는 경기였다고 해도 그게 경기 내내 소극적으로 운영하라는 뜻은 아니니까요. 


김환 해설위원이 경기 종료 바로 직후 역대 최악의 경기라고 말한 것도 과한 표현처럼 들리지 않았습니다. 그만큼 오늘 경기는 결과보다 내용이 최악이였죠.


물론 32강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닙니다. 다른 조 결과에 따라 올라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설령 운 좋게 진출한다고 해도 오늘 경기력이라면 걱정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 남아공전은 그냥 한 경기 패배로 넘기기 어려운 경기입니다. 비기기만 해도 되는 상황에서 비기지도 못했고 그렇다고 이기기 위해 모든 걸 걸었다는 느낌도 없었습니다.


졌지만 납득이 되는 경기가 있고 지고 나서도 박수칠 수 있는 경기가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경기는 그런 쪽과는 거리가 멀었고 경기 끝나고 남는 건 아쉬움보다 답답함이 더 컸네요.

리플2
소희멍구 06.25 13:44  
진짜 우리나라 감독은 할게 못되는듯.. 뭐만 잘못하면 너무 감독 탓만 하니까 좀 보기 그렇네요....
소가원 06.25 13:46  
뭐 때문에 쓰리백에 꽂혀서 저러는지 모르겠지만 그냥 외국인 감독으로 가라. 대한민국 더 박살나기 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