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팀에서도 다시 찾은 감독들의 축구계 애제자들

천안겜블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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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계에서 감독이 특정 선수를 유독 신뢰하는 모습은 그리 낯설지 않다. 어떤 경기 어떤 상황에서도 믿고 맡길 수 있는 선수는 감독에게 큰 자산이 된다. 그들을 단순히 ‘감독의 총애를 받는 선수’라고 표현하기에는 조금 가볍게 느껴진다. 그보다는 전술과 철학을 가장 잘 이해하고 중요한 순간마다 기대에 부응해 온 충직한 장수에 가깝다.


어떤 감독들은 이런 선수와 한 팀에서만 인연을 맺는 데 그치지 않는다. 자신이 새로운 클럽으로 자리를 옮기면 이전 팀에서 함께했던 믿음직한 선수를 다시 불러들인다. 첼시 시절 마우리치오 사리와 조르지뉴의 관계가 대표적인 예다. 그보다 더 극단적인 사례도 있다. 몇몇 감독들은 같은 선수를 두 번, 세 번씩 반복해서 영입했다. 다른 구단에서 재회하기도 하고 잠시 떨어져 있다가 같은 팀으로 다시 불러들이기도 한다. 말하자면 축구계의 ‘브랜드 충성도’ 같은 장면이다.


우리가 청바지나 게임기를 살 때 익숙하고 검증된 브랜드를 다시 찾는 것처럼 감독들도 이미 함께 성공을 경험했거나 자신의 축구를 잘 이해하는 선수를 다시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 12가지를 정리했다.


1. 네마냐 마티치 ↔ 주제 무리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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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입한 구단: 첼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AS 로마

출전 경기: 197경기


네마냐 마티치는 주제 무리뉴가 얼마나 선호했는지 명확히 드러나는 선수다. 첼시는 마티치를 2009년에 처음 영입했지만 이후 다비드 루이스 이적 과정에서 벤피카로 보냈다. 하지만 2014년 다시 첼시로 돌아왔고 당시 감독이었던 무리뉴는 곧바로 그를 핵심 자원으로 활용했다.


마티치가 맡은 역할은 화려하지 않았지만 팀에는 반드시 필요했다. 그는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서 상대 공격을 끊고 수비진 앞을 보호하며, 세스크 파브레가스 같은 창의적인 선수들이 더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다. 첼시가 2014/15 시즌 프리미어 리그 우승을 차지하는 과정에서 마티치의 존재감은 상당히 컸다.


무리뉴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자리를 옮긴 뒤에도 이 신뢰는 이어졌다. 그는 다시 마티치를 불러 중원을 안정시키려 했고 마티치 역시 맨유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역할을 해냈다. 이후 두 사람의 인연은 로마에서 한 번 더 이어졌다. 2022년 여름 마티치가 AS 로마에 합류하면서 무리뉴와 세 번째 동행이 시작됐다.


2. 니코 크란차르 ↔ 해리 레드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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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입한 구단: 포츠머스, 토트넘 홋스퍼, 퀸즈 파크 레인저스

출전 경기: 190경기


해리 레드냅은 익숙한 선수를 다시 데려오는 데 거리낌이 없던 감독이었다. 자신이 알고 있는 장점, 성격, 활용법이 분명한 선수라면 새 팀에서도 과감히 다시 불렀다. 피터 크라우치, 저메인 데포처럼 여러 차례 함께한 선수들이 대표적이다. 그중에서도 니코 크란차르는 레드냅의 반복 영입을 설명할 때 빠질 수 없는 이름이다. 레드냅은 그를 포츠머스에서 지도했고 이후 토트넘에서도 다시 데려왔다. 그리고 QPR에서도 또 한 번 같은 선택을 했다.


크란차르는 기술이 뛰어나고 경기 흐름을 읽는 감각이 좋은 미드필더였다. 폭발적인 스피드나 압도적인 피지컬로 승부하는 유형은 아니었지만 레드냅은 그의 볼 다루는 능력과 창의성을 높게 봤다. 감독 입장에서는 익숙한 전술 안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카드였고 그래서 팀을 옮길 때마다 자연스럽게 다시 떠올린 선수였다.


3. 살로몬 론돈 ↔ 라파엘 베니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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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입한 구단: 뉴캐슬 유나이티드, 다롄 프로, 에버튼

출전 경기: 76경기


라파엘 베니테스가 선호하는 공격수는 분명했다. 단순히 골만 넣는 선수가 아니라 팀 전체가 버틸 수 있도록 앞에서 몸싸움을 해주고 공을 지켜주는 공격수였다. 살로몬 론돈은 그런 기준에 잘 맞는 선수였다. 뉴캐슬 시절 론돈은 베니테스 축구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그는 웨스트브로미치에서 임대로 합류해 프리미어 리그 32경기 11골을 기록했다. 숫자도 나쁘지 않았지만 더 큰 가치는 경기 내용에 있었다. 론돈은 최전방에서 공중볼을 따내고 수비수를 등지고 버티며, 동료들이 올라올 시간을 벌어줬다.


베니테스는 이런 유형의 공격수가 자신의 전술에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중국 다롄 프로로 향했을 때도 론돈을 다시 데려갔다. 론돈은 그곳에서도 28경기 14골을 넣으며 기대에 부응했다. 이후 에버튼에서 두 사람은 다시 만났고 베니테스가 론돈을 얼마나 신뢰했는지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4. 마루앙 펠라이니 ↔ 데이비드 모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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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입한 구단: 에버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출전 경기: 193경기


데이비드 모예스에게 마루앙 펠라이니는 단순한 장신 미드필더가 아니었다. 에버튼 시절 펠라이니는 중원과 전방을 오가며 팀 전술에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했다. 공중볼, 몸싸움, 세트피스, 박스 안 침투까지 여러 장면에서 영향력을 발휘했다. 모예스는 2008년 당시 에버튼 구단 최고 이적료였던 1,500만 파운드를 투자해 펠라이니를 데려왔다. 이 선택은 성공적이었다. 펠라이니는 에버튼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보여줬고 모예스 체제의 상징적인 선수 중 한 명으로 자리 잡았다.


이후 모예스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으로 부임했을 때도 펠라이니는 다시 그의 선택을 받았다. 모예스의 맨유 생활은 짧고 아쉬웠지만 펠라이니는 이후에도 팀에서 나름의 쓰임새를 증명했다.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때 높이와 힘으로 변수를 만들어내는 선수였고 여러 감독 밑에서도 독특한 역할을 맡았다.


모예스가 비슷한 유형을 계속 선호했다는 점도 흥미롭다. 웨스트햄에서는 토마시 소우체크를 활용하며 펠라이니를 떠올리게 하는 장면을 만들었다. 무리뉴가 과거 소우체크를 두고 모예스가 새로운 펠라이니를 찾았다고 말한 것도 그런 맥락에서 나온 평가였다.


5. 하메스 로드리게스 ↔ 카를로 안첼로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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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입한 구단: 레알 마드리드, 바이에른 뮌헨, 에버튼

출전 경기: 77경기


카를로 안첼로티와 하메스 로드리게스의 관계는 기대와 아쉬움이 함께 남는 사례다. 안첼로티는 하메스의 재능을 높게 평가했고 실제로 세 개 구단에서 그와 함께했다. 하지만 함께한 경기 수는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하메스는 2014 월드컵에서 엄청난 활약을 펼친 뒤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했다. 당시 레알은 챔피언스 리그 우승 직후였고 하메스는 새로운 공격 옵션으로 큰 기대를 받았다. 첫 시즌 그는 46경기에 나서며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안첼로티가 2015년 여름 팀을 떠나면서 두 사람의 첫 번째 동행은 짧게 끝났다.


이후 안첼로티는 바이에른 뮌헨에서도 하메스를 임대로 영입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감독 경질이라는 변수로 인해 오래 함께하지 못했다. 세 번째 재회는 에버튼에서 이뤄졌다. 당시 하메스는 프리미어 리그 무대에서 다시 주목받았고 안첼로티와의 조합은 많은 관심을 모았다. 결과적으로 이 관계는 완벽한 성공담이라기보다 감독이 특정 재능을 얼마나 강하게 믿었는지 보여주는 사례에 가깝다. 안첼로티는 하메스의 왼발, 시야, 창의성을 끝까지 기억하고 있었다.


6. 히카르두 카르발류 ↔ 주제 무리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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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입한 구단: 첼시, 레알 마드리드

출전 경기: 292경기


히카르두 카르발류는 무리뉴가 자신의 수비 축구를 구현하는 데 가장 신뢰했던 센터백 중 한 명이다. 포르투 시절부터 두 사람은 굵직한 성공을 함께했다. UEFA컵 우승에 이어 챔피언스 리그까지 정상에 오르며, 카르발류는 유럽 정상급 수비수로 평가받기 시작했다. 무리뉴가 첼시로 향했을 때 카르발류를 다시 선택한 것은 당연한 흐름이었다. 이미 검증된 수비수였고 감독이 원하는 압박 타이밍과 라인 조절을 잘 이해하고 있었다. 첼시에서 카르발류는 존 테리와 함께 강력한 수비 조합을 만들었고 팀은 프리미어 리그 2연패를 달성했다.


첫 우승 시즌 첼시는 단 15실점만 허용했다. 이 기록은 당시 첼시가 얼마나 단단한 팀이었는지를 보여준다. 이후 무리뉴가 레알 마드리드 감독으로 부임했을 때도 카르발류는 다시 그의 부름을 받았다. 레알에서의 카르발류는 첼시 시절만큼 압도적이지는 않았지만 경험 많은 수비수로서 팀에 안정감을 더했다. 무리뉴와 함께 코파 델 레이 우승을 차지했고 챔피언스 리그 4강 진출에도 힘을 보탰다.


7. 패디 케니 ↔ 닐 워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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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입한 구단: 베리, 셰필드 유나이티드, 퀸즈 파크 레인저스, 리즈 유나이티드, 로더럼 유나이티드

출전 경기: 336경기


패디 케니와 닐 워녹의 관계는 이 주제에서 가장 강렬한 사례 중 하나다. 워녹은 케니를 무려 다섯 개 구단에서 데려왔다. 감독이 특정 골키퍼를 이 정도로 반복해서 선택하는 일은 흔치 않다. 케니는 워녹 밑에서 336경기를 뛰었다. 이는 그가 다른 어떤 감독 밑에서 기록한 출전 수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워녹이 케니를 계속 선택한 이유는 명확했다. 그는 케니가 경기장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알고 있었다.


케니 역시 워녹을 깊이 존경했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워녹을 두고 진심인 사람이라고 표현하며, 선수 관리 능력이 대단하다고 말했다. 또 리즈 시절 왜 자신을 계속 데려가느냐고 물었을 때 워녹이 남긴 답변도 인상적이었다. 워녹은 케니에게 경기장 밖에서는 가끔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을 알지만 경기장 안에서는 언제나 제 몫을 해낼 선수라고 말했다. 결국 감독이 원하는 것은 예측 가능한 믿음이었다. 케니는 워녹에게 그런 선수였다.


8. 콜로 투레 ↔ 브렌던 로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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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입한 구단: 리버풀, 셀틱

출전 경기: 64경기


콜로 투레는 브렌던 로저스에게 경험과 리더십을 제공한 선수였다. 전성기의 폭발력은 줄어든 시점이었지만 수비 라인에 안정감을 더하고 젊은 선수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자원이었다. 로저스는 리버풀에서 투레를 영입했고 이후 셀틱에서도 다시 함께했다. 투레는 두 팀에서 모두 핵심 주전으로 오래 활약한 것은 아니었지만 감독이 필요로 하는 역할은 분명했다. 큰 경기 경험, 라커룸 영향력, 수비진 조율 능력이 그 가치였다.


흥미로운 점은 이 인연이 선수 생활 이후에도 이어졌다는 것이다. 투레는 레스터 시티에서 로저스의 코칭스태프에 합류했다. 단순한 선수와 감독의 관계를 넘어 지도자 커리어에서도 연결된 사례였다.


9. 모하메드 지단 ↔ 위르겐 클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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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입한 구단: 마인츠,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출전 경기: 118경기


모하메드 지단은 위르겐 클롭이 재능만큼은 확실히 인정했던 선수다. 이집트 출신 공격수였던 그는 마인츠에서 클롭과 함께했고 이후 도르트문트에서도 다시 그의 지도를 받았다. 클롭은 지단의 기술과 잠재력을 높게 봤다. 지단 본인의 말에 따르면 클롭은 그에게 모하메드 살라보다 훨씬 뛰어난 재능을 가졌다고 말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재능의 크기가 아니었다. 클롭이 계속 지적한 것은 집중력과 프로 의식이었다.


지단은 훗날 자신이 더 헌신적으로 훈련하고 더 철저하게 축구에 몰두했어야 했다고 인정했다. 그는 살라가 자신보다 훨씬 더 프로다운 선수였고 호날두와 메시처럼 축구에 모든 것을 바치는 유형이었다고 말했다. 이 사례는 감독이 선수를 다시 찾았다고 해서 언제나 최고의 결말이 나오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클롭은 지단의 재능을 믿었지만 그 재능이 완전히 만개하기 위해 필요한 태도까지 만들어낼 수는 없었다.


10. 티에리 앙리 ↔ 아르센 벵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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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입한 구단: 아스날 2회

출전 경기: 378경기


티에리 앙리와 아르센 벵거의 관계는 단순한 재영입 사례를 넘어 선수 커리어 전체를 바꾼 만남에 가깝다. 벵거는 모나코 시절 앙리에게 프로 데뷔 기회를 준 감독이었다. 당시 그는 앙리를 중앙 공격수로 바라봤지만 빠른 발을 살리기 위해 측면에 배치했다. 앙리는 이후 유벤투스에서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자신에게 맞지 않는 역할을 맡으며 기대만큼의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때 벵거가 그를 아스날로 데려왔다. 그리고 앙리는 잉글랜드 무대에서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됐다.


아스날에서 앙리는 프리미어 리그 역사에 남을 공격수로 성장했다. 속도, 결정력, 움직임, 기술을 모두 갖춘 선수로 자리 잡았고 벵거의 축구를 상징하는 인물이 됐다. 둘의 인연은 2012년에 한 번 더 이어졌다. 뉴욕 레드불스에서 뛰던 앙리는 임대로 아스날에 복귀했고 FA컵 리즈 유나이티드전에서 결승골을 넣으며 팬들에게 잊지 못할 장면을 선물했다. 짧은 복귀였지만 벵거와 앙리의 관계를 완성하는 듯한 순간이었다.


11. 모건 깁스화이트 ↔ 스티브 쿠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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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입한 구단: 스완지 시티, 노팅엄 포레스트

출전 경기: 36경기


스티브 쿠퍼에게 모건 깁스화이트는 오래전부터 확신을 준 선수였다. 두 사람의 인연은 잉글랜드 U-17 대표팀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쿠퍼는 2017년 U-17 월드컵에서 잉글랜드를 우승으로 이끌었고 깁스화이트는 그 팀의 중요한 구성원이었다. 이후 쿠퍼가 스완지 시티에서 성인팀 감독 커리어를 시작했을 때도 깁스화이트를 다시 불렀다. 울버햄튼에서 임대로 합류한 깁스화이트는 기대를 받았지만 중족골 부상으로 인해 오래 뛰지 못했다. 짧은 시간에도 쿠퍼는 그의 가능성을 충분히 확인한 듯했다.


2022년 여름 노팅엄 포레스트가 대규모 영입을 진행하던 시기 쿠퍼는 깁스화이트 영입을 강하게 원했다. 결국 노팅엄은 최대 4,250만 파운드에 달하는 조건으로 그를 데려왔다. 당시 22세였던 선수에게는 상당히 큰 투자였다. 이 선택은 단순한 즉흥적 영입이 아니었다. 쿠퍼는 유스 대표팀, 스완지, 노팅엄으로 이어지는 시간 속에서 깁스화이트의 장점과 성장 가능성을 꾸준히 지켜봤다. 그만큼 이 영입은 감독의 장기적인 신뢰가 반영된 사례였다.

리플1
보라카이 07.10 11:45  
와 오랜만이다.. 안첼로티랑 하메스는 있을줄 알았네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