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진 초토화된 LG, 손주영까지 돌릴 수 없는 딜레마
LG 트윈스의 마운드가
후반기 들어 급격하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7월 29일 잠실 키움전에서는
타선이 무려 11점을 뽑아냈지만
투수진이 18실점을 허용하며 11-18로 패했습니다.
양 팀이 합쳐 40안타를 주고받은 난타전이었지만
LG 입장에서는 공격력이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선발부터 불펜까지 연이어 무너지면서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고도
승리를 가져오지 못했죠.
더 큰 문제는 이번 패배가
단순한 한 경기의 부진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후반기 들어 LG 선발진은
경기 초반부터 대량 실점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웰스는 두 경기 연속 6실점으로 흔들렸고
임찬규 역시 최근 두 차례 등판에서
제 역할을 해내지 못했습니다.
송승기도 한화전에서
1⅔이닝 5실점으로 조기 강판되는 등
국내 선발진까지 동시에 무너졌죠.
선발이 5이닝을 버티지 못하니
불펜은 경기 초반부터 투입되고 있습니다.
불펜 소모가 커진 상황에서
다음 경기 선발까지 다시 흔들리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모습입니다.
타선이 초반에 점수를 뽑아도
그보다 많은 실점을 허용하니
경기를 뒤집는 것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LG는 후반기 부진을 끊기 위해
외국인 투수 교체라는 승부수까지 던졌습니다.
약셀 리오스를 방출하고
메이저리그 통산 112승을 기록한
카를로스 카라스코를 영입했죠.
카라스코는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343경기와 1,704이닝을 소화하며
112승 105패, 평균자책점 4.24를 기록한 베테랑입니다.
2017년에는 18승으로
아메리칸리그 다승 공동 1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LG는 카라스코와 잔여 시즌
총액 36만 달러에 계약하며
선발진 반등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다만 카라스코가 1987년생인 데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서는 주로 불펜으로 뛰었다는 점은
분명한 불안 요소입니다.
한국 무대 적응과 선발 투구 수 확보까지
시간이 필요할 가능성도 있죠.
결국 새 외국인 투수 한 명만으로
무너진 로테이션 전체가 곧바로 살아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합니다.
선발진이 계속 무너지자
팬들 사이에서는 손주영을
다시 선발로 돌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손주영은 본래 선발 투수입니다.
2024년과 2025년 선발진에서 성장세를 보여줬고
건강하게 시즌을 치른다면
LG의 국내 에이스 역할까지 기대할 수 있는 자원이죠.
선발진의 현재 상황만 놓고 보면
손주영 복귀가 가장 빠르고 확실한 해결책처럼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LG가 손주영을
쉽게 움직이지 못하는 이유도 분명합니다.
손주영은 현재 부상으로 이탈한 유영찬을 대신해
LG의 마무리를 맡고 있습니다.
7월 29일 기준 26경기에서
28⅔이닝을 소화하며 1승 무패,
평균자책점 2.51을 기록했습니다.
볼넷이 다소 많다는 약점은 있지만
불안해진 LG 불펜에서 승리를 지킬 수 있는
가장 믿을 만한 카드로 자리 잡았죠.
손주영을 선발로 돌리면
로테이션에는 당장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마무리 자리가 다시 비게 됩니다.
선발이 어렵게 리드를 만들어도
경기 후반을 책임질 투수가 없다면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죠.
선발진의 불을 끄기 위해
그나마 안정된 뒷문까지 흔드는 선택은
LG에도 상당한 부담입니다.
염경엽 감독은 손주영의 향후 보직에 대해
비교적 분명한 계획을 밝혔습니다.
올해는 마무리로 활용하되
2027시즌에는 반드시 선발로 돌려
LG의 국내 1선발로 키우겠다는 구상입니다.
염 감독은 손주영이 마무리를 맡지 않으면
팀 전체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보직을 변경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마무리로 좋은 성적을 내고 있지만
장기적인 육성 방향은 여전히
선발 투수라는 점도 강조했죠.
손주영 본인의 생각도 비슷합니다.
그는 마무리 역할은 올해까지만 맡고
힘이 있을 때 다시 선발로 돌아가
통산 100승에 도전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올 시즌 도중 갑자기 보직을 바꾸기보다는
시즌 종료 후 충분한 준비 과정을 거쳐
선발로 복귀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손주영을 당장 선발로 돌리기 어려운 이유는
단순히 마무리 공백 때문만은 아닙니다.
마무리 투수는 짧은 이닝 동안
전력을 다해 던지는 방식으로 몸을 관리합니다.
반면 선발은 한 경기에서
80개 이상의 공을 던져야 하며,
다양한 구종과 힘 배분까지 필요하죠.
이미 마무리 역할에 맞춰 시즌을 보내던 투수가
갑자기 선발 투구 수를 늘리면
어깨와 팔꿈치에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손주영은 과거 부상과 재활을 경험한 투수라
무리한 보직 변경을 더욱 조심해야 합니다.
경기당 1이닝을 준비하던 상태에서
짧은 시간 안에 5~6이닝을 맡기는 것은
선수 보호 차원에서도 위험한 선택이 될 수 있죠.
그렇다고 현재 방침에
아무런 모순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선발이 경기 초반부터 무너지면
마무리 투수가 등판할 기회 자체가 줄어듭니다.
손주영을 뒷문에 남겨두더라도
세이브 상황을 만들지 못한다면
팀 전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될 수밖에 없죠.
실제로 LG가 연패에 빠진 동안에는
손주영이 필요한 상황까지
경기를 끌고 가지 못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선발을 강화하기 위해 손주영이 필요하지만,
손주영을 선발로 보내면
마무리를 맡길 선수가 사라지는 상황입니다.
현재 LG가 처한 딜레마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LG가 가장 바라는 시나리오는 분명합니다.
카라스코가 빠르게 선발 로테이션에 안착하고,
기존 선발들도 동시에 경기력을 회복하는 것입니다.
웰스와 임찬규, 송승기 가운데
두 명 이상이 정상적인 투구를 보여준다면
손주영을 무리하게 움직일 이유도 사라집니다.
반대로 8월에도 선발진이
계속 조기 강판을 반복한다면
LG 벤치는 더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할 수 있습니다.
대체 선발을 투입하거나
불펜 데이를 운영하는 방안도 있지만,
이미 지친 불펜을 생각하면
오래 유지하기는 쉽지 않은 선택입니다.
손주영의 시즌 중 선발 전환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높지 않아 보입니다.
감독과 선수 모두 올해는 마무리로 뛰겠다는
방향을 명확하게 밝혔기 때문이죠.
결국 LG가 손주영까지 움직이지 않고
현재 위기를 넘기기 위해서는
새로 합류한 카라스코와 기존 선발진의 반등이 절실합니다.
선발을 살리자니 마무리가 비고,
마무리를 지키자니 선발진에 답이 부족한 상황.
후반기 LG의 성적은
이 복잡한 마운드 딜레마를 얼마나 빠르게
풀어내느냐에 달려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