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출 선수에서 다년 계약까지 서건창의 놀라운 반전
LG에서 방출의 아픔을 겪었던 서건창이 잠실에서 친정팀을 상대로 5안타 경기를 완성했습니다.
단순히 하루 타격감이 좋았던 경기가 아니었습니다. 두 차례 방출과 은퇴 위기를 견딘 끝에 다시 자신의 자리를 되찾은 베테랑의 반등을 상징하는 장면에 가까웠죠.
3324일 만에 완성한 5안타 경기
서건창은 7월 29일 LG전에 리드오프로 출전해 첫 타석부터 중전 안타를 때려냈습니다.
2회 두 번째 타석에서도 중견수 앞으로 타구를 보냈고 4회에는 선두타자로 나서 2루타를 터뜨렸습니다. 상대 선발 웰스를 상대로 세 타석 연속 안타를 만들어내며 일찌감치 뜨거운 타격감을 보여줬죠.
5회에는 한 이닝에만 두 차례 타석에 들어섰습니다.
네 번째 타석에서 다시 중전 안타를 기록한 뒤 만루 찬스에서 맞은 다섯 번째 타석에서는 2타점 적시타까지 날렸습니다. 그렇게 서건창은 경기 중반도 지나기 전에 개인 통산 두 번째 5안타 경기를 완성했습니다.
한 경기 5안타는 2017년 6월 22일 한화전 이후 무려 3324일 만이었습니다.
전성기 뒤에 찾아온 긴 침체
서건창의 최근 몇 년은 화려했던 전성기와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2021년 트레이드를 통해 키움을 떠난 뒤 예전의 날카로운 타격을 좀처럼 되찾지 못했습니다. LG에서 뛰었던 2023시즌에는 연봉 2억 원을 받았지만 타율은 2할 수준에 머물렀고 OPS도 0.542에 그쳤습니다.
결국 시즌 종료 후 방출 통보를 받으며 커리어 첫 번째 큰 위기를 맞았습니다.
고향팀 기아로 향한 2024년에는 94경기에서 타율 0.310, OPS 0.820을 기록하며 부활 가능성을 보여줬습니다. 다시 안정적인 선수 생활이 이어지는 듯했지만 좋은 흐름은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2025시즌에는 1군에서 10경기 출전에 그쳤고 타율도 0.136으로 떨어졌습니다. 기아에서도 방출되면서 선수 생활 자체가 끝날 수 있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은퇴 대신 선택한 친정팀 복귀
두 번째 방출 이후에도 서건창은 은퇴를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그가 마지막으로 바라본 팀은 자신이 가장 빛났던 키움이었습니다. 키움은 2026년 1월 서건창과 연봉 1억2000만 원에 계약하며 베테랑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건넸습니다.
서건창은 복귀 당시 집으로 돌아온 기분이라며 키움만 바라보고 준비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몸이 아직 은퇴할 때가 아니라고 말하며 마지막 기회를 반드시 붙잡겠다는 의지도 드러냈죠. 이 말에는 단순한 복귀 소감 이상의 절박함이 담겨 있었습니다.
부상으로 늦어진 출발, 그러나 달라진 복귀
2026시즌 준비 과정은 좋았습니다.
시범경기 7경기에서 타율 0.400, 1홈런, OPS 1.338을 기록하며 기대감을 높였습니다. 하지만 개막을 앞두고 손가락 골절 부상을 당하면서 출발이 늦어졌습니다.
재활을 마친 뒤 5월 9일에야 1군에 돌아왔지만 복귀 후 모습은 이전과 달랐습니다.
첫 4경기에서 타율 0.313, 출루율 0.476을 기록했고 5월 13일 한화전에서는 4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으로 리드오프 역할을 해냈습니다.
6월 11일 한화전에서는 키움 복귀 후 첫 홈런과 끝내기 3루타를 한 경기에서 만들어냈습니다. 6월 월간 타율도 3할을 넘기며 키움 타선의 중심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죠.

키움이 먼저 인정한 베테랑의 가치
키움은 서건창의 반등이 일시적인 흐름이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구단은 그에게 2027년부터 2028년까지 2년 최대 6억 원 규모의 비FA 다년 계약을 안겼습니다. 성적뿐 아니라 훈련 태도와 책임감, 후배들에게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까지 높이 평가한 결정이었습니다.
서건창 역시 자신의 경험을 후배들과 나누며 좋은 본보기가 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한때 방출 선수였던 베테랑이 다시 구단의 미래 계획에 포함됐다는 사실만으로도 그의 반등이 얼마나 극적이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다시 3할 타자가 된 서건창
LG전 5안타 활약 이후 서건창은 시즌 타율을 다시 3할대로 끌어올렸습니다.
7월 29일 기준 63경기에서 타율 0.302, 1홈런, 21타점, 출루율 0.394, OPS 0.773, WAR 1.41을 기록했습니다.
화려한 장타를 앞세우는 유형은 아니지만 정확한 타격과 높은 출루 능력으로 키움 타선의 흐름을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리드오프와 내야 수비를 동시에 맡으며 베테랑에게 기대하는 역할도 충실히 수행하고 있죠.
돌아온 선수가 아니라 버텨낸 선수
지금의 서건창을 단순히 ‘돌아온 베테랑’이라고 표현하기에는 부족합니다.
LG와 기아에서 이어진 부진, 두 번의 방출, 그리고 은퇴 문턱까지 밀려났던 시간을 모두 견뎌낸 선수입니다. 그 과정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몸을 만들었고 자신을 가장 잘 아는 팀으로 돌아와 다시 경쟁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친정팀 LG를 상대한 잠실 경기에서 3324일 만의 5안타를 터뜨리며 자신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증명했습니다.
서건창의 이번 5안타 경기는 단순한 기록이 아닙니다.
한때 리그 최고의 2루수였던 선수가 모든 것을 잃을 뻔한 순간을 버텨내고 다시 자신의 이름을 되찾아가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값진 결과였습니다. 지금의 흐름을 이어간다면 그의 마지막 도전은 예상보다 더 오래, 그리고 더 빛나게 이어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