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시환 307억 계약 뒤에 자리한 144경기 철인 본능
한화 노시환이 올 시즌 두 번째로 머리에 공을 맞는
아찔한 상황에서도 다시 자신의 자리를 지켰습니다.
15일 대구 삼성전 1회부터 양창섭의 143㎞ 포심이
몸쪽 높게 빠지면서 노시환의 헬멧 앞부분을 때렸습니다.
순간적으로 그라운드에 쓰러질 만큼 위험한 장면이었지만
다행히 큰 이상 없이 일어나 그대로 1루로 향했습니다.
한화가 11년 307억원이라는 초대형 계약을 결정하면서
높게 평가했던 노시환의 내구성이 다시 떠오른 순간이었습니다.
이번이 노시환에게 처음 찾아온 위험한 장면도 아니었습니다.
지난 4월 24일 NC전에서도 머리에 빠른 공을 맞았습니다.
당시 NC 선발 커티스 테일러가 던진 초구 패스트볼이
노시환의 머리를 직접 강타하면서 곧바로 퇴장됐습니다.
마침 시즌 초 타격 부진으로 2군에서 조정을 마치고
돌아온 직후라 한화 입장에서는 걱정이 더 클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노시환은 이후에도 오랫동안 자리를 비우지 않았고
큰 후유증 없이 다시 자신의 역할을 이어갔습니다.
불과 넉 달 사이 두 번이나 머리에 공을 맞았다는 사실만으로도
타석에 다시 들어서는 과정이 결코 가볍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노시환의 강점은 위험한 상황에서 한 번 버틴 장면보다
오랜 기간 꾸준히 경기에 나왔다는 기록에서 더 분명합니다.
지난해에는 개인 처음으로 정규시즌 144경기에 모두 출전했고
3루 수비만 1262⅓이닝을 소화하며 리그 전체 1위에 올랐습니다.
타석도 624번 들어서 리그 4위에 해당하는 많은 기회를
소화하면서 32홈런과 101타점까지 동시에 만들어냈습니다.
많이 출전하면서도 공격 생산력을 유지했다는 점에서
한화가 장기 계약을 고민할 확실한 근거를 남긴 셈입니다.
11년처럼 긴 계약에서는 한 시즌 폭발력 못지않게
꾸준히 경기에 나설 수 있는 능력도 상당히 중요합니다.
한화는 지난 2월 노시환과 2027년부터 2037년까지
11년 총액 307억원의 비FA 다년계약을 체결했습니다.
FA와 비FA 다년계약을 모두 포함해 KBO 역대 최장 기간이자
최대 규모라는 점에서 발표 당시부터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한화가 이 돈을 투자한 이유를 단순히 정신력 하나로
설명하면 노시환이 쌓아온 가치가 오히려 너무 좁아집니다.
2023년과 2025년 두 차례 30홈런 100타점을 기록했고
3년 연속 20홈런을 넘긴 20대 우타 거포라는 희소성도 있습니다.
여기에 프랜차이즈 스타로 성장한 과정과 아직 20대 중반이라는
나이 그리고 향후 발전 가능성까지 계약에 함께 반영됐습니다.
장기 계약에서 가장 큰 위험 가운데 하나는 결국 부상입니다.
아무리 좋은 선수라도 뛰지 못하면 계약 가치는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노시환은 지난해 전 경기 출전을 포함해 6년 연속
100경기 이상 뛰면서 꾸준한 출전 능력을 증명해왔습니다.
손혁 단장 역시 계약 당시 노시환을 144경기 출전을
목표로 삼는 모범적인 선수라고 직접 평가했습니다.
한화가 2037년까지 이어지는 계약을 결정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장타력뿐 아니라 이런 꾸준함에 대한 믿음도 있었던 셈입니다.
결국 307억원은 홈런 숫자만 보고 투자한 돈이 아니라
생산력과 내구성까지 장기간 유지할 것이라는 기대가 담겼습니다.
김경문 감독 역시 노시환이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을 때도
쉽게 자신의 수비 자리를 비우지 않는 점을 높게 평가했습니다.
구단이 왜 긴 계약과 큰 금액을 결정할 수 있었는지 이야기하며
노시환의 이런 태도를 대단한 부분으로 직접 언급했습니다.
특히 웬만큼 다치지 않고서는 계속 자신의 자리를 지키려는
모습에 감독으로서 고마움을 느낀다는 평가까지 남겼습니다.
팀의 중심타자에게 필요한 것은 홈런과 타점뿐만 아니라
많은 경기에 출전하면서 중심을 잡는 역할도 분명히 있습니다.
노시환이 지금까지 보여준 꾸준함이 307억원이라는 계약에
대한 한화의 확신을 키운 요소 가운데 하나였던 이유입니다.
노시환은 18일 KIA전에서도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하며
올 시즌 벌써 10번째 사구를 기록했습니다.
이 기록으로 세 시즌 연속 두 자릿수 몸에 맞는 공을 남기면서
상대 투수들의 몸쪽 승부를 계속 견뎌야 하는 상황입니다.
장타력을 갖춘 중심타자에게 바깥쪽만 계속 보여줄 수 없으니
투수들도 자연스럽게 몸쪽 깊은 승부를 선택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 과정에서 위험한 공까지 나오는 것은 결코 반가운 일이 아니지만
노시환이 앞으로도 피하기 어려운 승부 방식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중요한 것은 맞고도 무조건 버티는 모습보다 몸 상태를 관리하면서
긴 시즌 동안 자신의 경기력을 유지하는 능력에 더 가깝습니다.
노시환은 지난해 144경기를 모두 뛰면서 32홈런 101타점을
기록했고 올해도 한화 중심타선을 계속 책임지고 있습니다.
올 시즌 두 번의 헤드샷처럼 예상하기 어려운 위험이 찾아와도
다시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모습 역시 꾸준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307억원의 이유를 단순히 투지나 정신력으로만
설명할 필요는 없습니다.
20대 우타 거포라는 희소성과 장기간 검증된 생산력
그리고 내구성과 프랜차이즈 가치가 함께 만든 계약입니다.
그 가운데 지난해 전 경기 출전과 올해 위기를 견디는 모습은
한화가 왜 11년이라는 긴 시간을 믿었는지 보여주는 한 장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