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환 후반기 대반등과 SSG에서 다시 살아난 장타 본능
2008년 프로에 입단한 뒤 18년 동안 두산 유니폼만 입었던
김재환이 올 시즌 처음으로 완전히 다른 환경에서 뛰고 있습니다.
지난해까지 두산의 대표적인 프랜차이즈 스타였지만 계약이
끝난 뒤 자유계약 신분이 되면서 SSG와 새로운 도전을 택했습니다.
SSG는 김재환과 2년 최대 22억원에 계약하며 부족했던
장타력을 채워줄 베테랑 중심타자로 다시 한 번 기대를 걸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팀에서의 출발은 생각보다 훨씬 힘들었고
시즌 초반에는 이 선택 자체에 물음표가 따라붙기도 했습니다.
두산과의 18년 동행을 끝낸 예상 밖의 이적
김재환은 2021년 두산과 첫 FA 계약을 체결하면서
4년 계약이 끝난 뒤의 상황까지 계약서에 포함시켰습니다.
2025시즌 이후 구단과 우선 협상을 진행한 뒤 합의하지
못하면 조건 없이 자유계약 신분이 되는 내용이었습니다.
실제로 재계약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김재환은 FA가 아닌
자유계약 선수로 시장에 나왔고 SSG가 빠르게 움직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두산이 보상선수나 보상금을 받지 못하면서
일부 팬들 사이에서는 상당히 좋지 않은 반응도 나왔습니다.
다만 계약서에 이미 포함돼 있던 조항을 행사한 것이기 때문에
단순히 배신이라는 표현 하나로 설명하기에는 복잡한 과정입니다.
SSG가 김재환을 선택한 이유는 처음부터 명확했습니다.
지난 시즌 팀 OPS와 장타율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었습니다.
구단은 김재환이 최근 3년 동안 OPS 0.783과 52홈런을
기록했다는 점을 영입 과정에서 중요한 근거로 평가했습니다.
특히 잠실을 홈으로 사용하면서도 통산 276홈런을 기록했고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도 상당히 많은 홈런을 만들어냈습니다.
홈런 친화적인 구장과 김재환의 장타력이 맞아떨어진다면
나이를 감안해도 충분히 반등할 수 있다는 계산이었습니다.
하지만 시즌이 시작된 뒤 한동안 그 기대는 현실이 되지 않았습니다.
8월 들어 다시 살아난 김재환의 장타
김재환은 시즌 초 타격감이 크게 떨어지면서 기대했던
중심타자의 역할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는 시간이 길었습니다.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서 타석에서도 점점 조급함이 생겼고
스스로 원하는 타이밍과 스윙을 만들기 어려운 모습이 이어졌습니다.
새로운 팀과 구장 그리고 달라진 역할에 적응해야 하는 상황에서
경기 결과까지 좋지 않으니 부담이 더 커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전반기까지도 이름값을 생각하면 만족하기 어려운 성적이었고
SSG의 선택이 성공이었는지를 두고 의문도 계속 따라붙었습니다.
하지만 후반기가 시작된 뒤 김재환의 방망이는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8월 1일 키움전에서 김재환은 4타수 2안타와 홈런
1개를 포함해 3타점 2득점으로 공격을 이끌었습니다.
5회 1사 1·2루에서는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3점 홈런으로
SSG가 7대2까지 달아나는 결정적인 장면을 만들어냈습니다.
폭염 휴식기가 끝난 뒤 열린 11일 롯데전에서도 김재환은
또 다시 3점 홈런을 터뜨리면서 타격감을 그대로 이어갔습니다.
이날 홈런을 포함해 4타점을 올렸고 SSG 역시 8대4로
승리하면서 김재환의 장타가 그대로 팀 승리까지 연결됐습니다.
시즌 초반과 비교하면 타석에서 느껴지는 자신감부터 달라진 모습입니다.
20홈런까지 한 개 남긴 반전
김재환은 14일 LG전에서도 2대2로 맞선 8회초
김진성의 직구를 받아쳐 결승 투런 홈런을 만들어냈습니다.
이 홈런으로 시즌 19호를 기록하면서 두 시즌 만의
20홈런까지 이제 단 한 개만을 남겨놓게 됐습니다.
더 의미 있는 부분은 홈런 숫자보다 최근 타석에서 보여주는
접근 방식이 시즌 초와 비교해 훨씬 단순해졌다는 점입니다.
김재환 역시 직구 타이밍에 맞춰 자신의 스윙을 자신 있게
가져가려고 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억지로 장타를 만들려고 하기보다 투수와 타이밍을 맞추면서
자신의 스윙을 가져가는 데 집중한 것이 반등의 출발점이 됐습니다.
김재환은 커리어 대부분을 국내에서 가장 넓은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면서도 오랫동안 대표적인 거포로 살아남았습니다.
그런 선수가 홈런 생산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인천으로 이동하면
장타 숫자가 늘어날 수 있다는 기대는 처음부터 존재했습니다.
실제로 SSG도 김재환이 인천에서 꾸준히 강한 타구를 만들었다는
기록을 영입 과정에서 중요한 평가 요소로 활용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구장이 작아졌다는 이유만으로 지금의 반등을
모두 설명하기에는 김재환 스스로 만든 변화도 분명히 큽니다.
결국 구장 환경과 타격 접근법이 함께 맞아떨어지기 시작하면서
시즌 후반 장타력이 다시 살아났다고 보는 편이 자연스럽습니다.

두산 팬들에게는 더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는 부활
김재환은 두산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 프랜차이즈 스타였기 때문에
SSG 유니폼을 입고 다시 살아나는 모습이 낯설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마지막 4년 동안 기대만큼 꾸준한 성적을 보여주지 못한 뒤
다른 팀에서 반등한다면 팬들의 감정 역시 복잡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선수 입장에서는 커리어 마지막 시기에 새로운 환경에서
다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 하는 중요한 도전이기도 합니다.
김재환도 SSG 이적 당시 이번 기회를 야구 인생의 마지막
도전으로 생각한다고 밝히며 새로운 출발에 의미를 뒀습니다.
그래서 지금의 반등은 두산에 대한 복수라기보다 김재환에게
남아 있는 경쟁력을 다시 확인하는 과정에 더 가까워 보입니다.
시즌 19홈런까지 올라온 현재 흐름만 보면 김재환의 후반기는
분명 시즌 초와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좋아진 상태입니다.
20홈런까지 한 개만 남아 있고 장타 생산력도 계속 살아나면서
SSG가 기대했던 중심타자 역할에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몇 주간의 반등만으로 시즌 전체 평가가 완전히
뒤집혔다고 말하기에는 아직 남아 있는 경기도 적지 않습니다.
37세 베테랑이라는 나이와 시즌 초 긴 부진까지 생각하면
현재 타격감을 얼마나 오래 유지하느냐가 결국 가장 중요합니다.
두산을 떠난 선택이 김재환에게 새로운 전성기의 시작이었는지는
남은 시즌 방망이가 마지막까지 결과로 증명해야 할 부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