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우석 1이닝 6볼넷 5실점으로 다시 드러난 제구 난조
고우석이 사흘 만에 다시 크게 흔들렸는데 이번에는
직전 대량 실점 경기와 무너지는 과정부터 달랐습니다.
19일 콜럼버스전에서 1이닝 2피안타 6볼넷
2탈삼진 5실점을 기록하며 다시 고개를 숙였습니다.
트리플A 평균자책점도 3.94에서 5.18로 뛰면서
메이저리그 재콜업 경쟁에도 상당한 부담이 생겼습니다.
13일에는 연속 안타와 홈런에 무너졌다면 이번에는
스트라이크를 원하는 곳에 넣지 못한 것이 더 큰 문제였습니다.
고우석은 팀이 크게 뒤진 7회말 네 번째 투수로 올라와
첫 타자 칼릴 왓슨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시작했습니다.
랄피 벨라스케스를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한 뒤에는
코디 허프에게 안타를 맞으며 다시 주자가 쌓였습니다.
블레이크 퍼킨스를 삼진으로 잡았지만 밀란 톨렌티노에게
볼넷을 내줘 2사 만루까지 몰린 뒤 가까스로 이닝을 끝냈습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어렵게 위기를 넘긴 등판이었지만
멀티이닝을 위해 올라온 8회부터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8회 선두타자 다니엘 슈니먼에게 2루타를 허용한 뒤
데이비드 프라이와 카일 만자도를 연속 볼넷으로 내보냈습니다.
무사 만루에서 폭투로 첫 실점을 허용한 이후에도
스트라이크를 잡지 못하면서 다시 볼넷이 이어졌습니다.
결국 밀어내기까지 허용한 뒤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추가하지 못하고 내야수 태너 쇼벨과 교체됐습니다.
쇼벨이 이후 적시타와 만루홈런을 허용하면서 고우석이
남겨놓은 주자들까지 모두 홈으로 들어오고 말았습니다.
최종 기록은 2피안타에 불과했지만 실점은 다섯 점이었고
그 사이 허용한 여섯 개의 볼넷이 가장 뼈아팠습니다.
최근 고우석의 흐름을 보면 단순히 한 가지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고 설명하기에도 조금 애매한 부분이 있습니다.
13일 아이오와전에서는 ⅓이닝 동안 6안타와 홈런
두 개를 허용하며 6실점으로 완전히 무너졌습니다.
당시에는 스트라이크존으로 들어간 공이 강하게 맞으면서
상대 타선을 끊지 못한 것이 대량 실점으로 이어졌습니다.
16일 같은 아이오와를 상대로는 1이닝 무실점으로
막으며 구원승을 챙겨 빠르게 반등하는 듯했습니다.
그런데 19일에는 피안타보다 볼넷이 문제가 되면서
최근 세 경기 가운데 두 경기에서 대량 실점이 나왔습니다.
13일 6실점과 19일 5실점 사이에 무실점 경기가
하나 끼어 있다는 점이 현재 고우석의 상황을 잘 보여줍니다.
좋은 날에는 여전히 타자를 막아낼 힘이 남아 있지만
흔들리는 날의 낙폭이 너무 크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특히 불펜투수에게 필요한 것은 한 번의 압도적인 등판보다
어느 상황에서도 계산 가능한 투구를 반복하는 안정감입니다.
8월 들어 고우석은 5경기 가운데 두 경기에서 실점했지만
대량 실점이 몰리면서 월간 평균자책점은 18.56까지 치솟았습니다.
지금처럼 좋은 경기와 최악의 경기가 반복된다면 벤치가
접전 상황에서 믿고 맡기기 어려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고우석은 지난 7월 미네소타 이적 이후 마침내
메이저리그 데뷔라는 오랜 목표를 이루는 데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빅리그에서는 4경기 4이닝 평균자책점 9.00을
기록한 뒤 7월 21일 다시 세인트폴로 내려갔습니다.
현재는 40인 로스터에서 빠진 것이 아니라 트리플A로
옵션된 상태라 다시 부름을 받을 수 있는 길은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시즌 막판까지 안정적인 등판을 이어가는 것이
재콜업 가능성을 높이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하지만 중요한 시기에 6실점과 5실점이 연달아 나오면서
미네소타가 바로 선택하기에는 부담스러운 내용이 됐습니다.
과거처럼 9월이면 메이저리그 로스터가 대규모로 늘어나는
방식도 아니기 때문에 재콜업 경쟁은 생각보다 훨씬 치열합니다.
현재 제도에서는 9월부터 액티브 로스터가 26명에서
28명으로 늘어나 추가되는 자리 자체가 많지 않습니다.
고우석이 40인 로스터에 있다는 점은 분명 유리하지만
그 안에서도 실제 선택을 받을 만한 투구가 먼저 필요합니다.
결국 남은 트리플A 등판에서 볼넷을 줄이고 안정적인
이닝을 반복해야 다시 빅리그 이야기가 나올 수 있습니다.
고우석의 국내 복귀 가능성도 계속 관심을 받고 있지만
현재 그의 선택은 미국에서 도전을 이어가는 쪽에 가깝습니다.
올해 초에도 LG 복귀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고우석은
미국에 남아 메이저리그 도전을 계속하는 길을 선택했습니다.
지금 당장 LG 복귀가 결정된 것도 아니고 미네소타와의
로스터 관계까지 남아 있어 향후 상황은 더 지켜봐야 합니다.
하지만 미국에 남든 언젠가 KBO로 돌아오든 한 가지는
분명하게 해결해야 하는데 바로 스트라이크 비율입니다.
한 이닝에 볼넷 여섯 개가 나오는 제구라면 어느 팀에서도
승부처를 맡기는 데 부담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트리플A와 KBO를 같은 조건으로 놓고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고 리그 환경과 타자 수준에도 분명 차이가 있습니다.
고우석은 LG에서 통산 354경기에 등판해 139세이브를
기록하며 이미 KBO 정상급 마무리 능력을 증명했습니다.
2022년에는 42세이브와 평균자책점 1.48을 기록할 만큼
압도적인 마무리로 활약했던 경험도 분명하게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현재 부진만 보고 국내에서도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과거 기록과 환경 차이를 무시하는 평가입니다.
다만 예전의 고우석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도 결국 지금처럼
볼넷이 한꺼번에 쏟아지는 흐름부터 반드시 잡아야 합니다.
LG 시절 고우석의 가장 큰 장점은 강한 직구를 앞세워
타자와 정면으로 승부하면서 마지막 이닝을 지키는 힘이었습니다.
당시에도 제구가 완벽한 투수는 아니었지만 구위가 살아 있을 때는
타자들이 쉽게 존 안의 공을 공략하기 어려운 투수였습니다.
지금은 강한 공 자체보다 원하는 카운트에서 스트라이크를
넣고 불리한 상황에서도 승부할 수 있는 능력이 더 급합니다.
13일에는 스트라이크가 맞았고 19일에는 스트라이크를
제대로 던지지 못하면서 서로 다른 방식으로 무너졌습니다.
결국 어느 리그에서 다시 시작하든 지금 고우석에게 필요한
첫 번째 반등 조건은 다시 자신의 공을 통제하는 것입니다.
메이저리그 재도전도 향후 국내 복귀 가능성도 그 이후에
생각할 문제이고 지금은 안정적인 스트라이크부터 되찾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