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 타율 0.066 끝내기 한 방으로 다시 열린 애틀랜타 기회
애틀랜타에서 김하성의 입지는 한동안
2000만 달러 연봉과 전혀 어울리지 않았습니다.
짐 자비스가 마이너리그로 내려갔지만
그 빈자리가 곧바로 김하성에게 돌아오지도 않았습니다.
오히려 현지에서는 마우리시오 듀본이
유격수 출전 기회를 더 받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런데 단 한 타석이 흐름을 바꿨습니다.
애틀랜타는 최근 짐 자비스를 트리플A로 내리고
브루어 히클렌을 다시 메이저리그에 불러올렸습니다.
자비스가 유격수 경쟁에서 빠졌기 때문에
김하성의 출전 시간이 늘어날 것이란 기대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현지 전망은 오히려 듀본이 남은 시즌
주전 유격수 역할을 맡는 쪽에 가까웠습니다.
결국 경쟁자 한 명이 사라졌다고 해서
김하성의 자리가 자동으로 생기는 구조는 아니었습니다.
애틀랜타가 쉽게 김하성을 기용하지 못했던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올 시즌 성적입니다.
김하성은 31경기 76타수에서 단 5안타에 그치며
타율 0.066과 OPS 0.230을 기록했습니다.
홈런은 한 개도 없었고 장타 역시 없어서
공격 생산력이 사실상 바닥까지 떨어졌습니다.
골드글러브를 받았던 수비력이 있다고 해도
이 정도 타격 부진은 버티기 어려운 수준입니다.
더 답답했던 부분은 출전 기회 자체였습니다.
김하성은 부상자 명단에서 돌아오기 전에
마이너리그 재활 기간을 최대한 채웠습니다.
8월 4일 메이저리그에 복귀한 이후에도
첫 20경기에서 타석은 고작 세 번뿐이었습니다.
벤치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경기 감각을 되찾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팀 입장에서는 제한된 기회에서도
결과가 나오지 않는 선수를 계속 쓰기 어려웠습니다.
김하성은 지난해 애틀랜타와 다시 계약하면서
1년 2000만 달러 조건에 사인했습니다.
2026년 보장 연봉만 정확히
2000만 달러에 달하는 상당한 규모입니다.
한화로 단순 환산하면 270억원이 넘는 수준이라
구단이 쉽게 포기하기 어려운 계약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이미 지급하기로 한 연봉은
앞으로의 경기력을 대신 만들어주지 않습니다.
결국 우승 경쟁을 하는 팀이라면
현재 더 좋은 선수를 먼저 쓸 수밖에 없습니다.
김하성의 연봉이 로스터를 지켜줄 수는 있어도
선발 라인업까지 보장해주는 방패는 아니었습니다.
김하성에게 이런 상황은 처음도 아닙니다.
지난해 탬파베이는 시즌 막판 김하성을
웨이버에 올렸고 애틀랜타가 곧바로 데려갔습니다.
당시 탬파베이는 김하성의 부상과 부진에 더해
유망주 카슨 윌리엄스에게 기회를 주기로 했습니다.
큰 계약을 맺은 선수도 팀의 미래 구상에서
밀리면 언제든 선택을 받을 수 있다는 사례였습니다.
그래서 올해 출전 시간이 급격히 줄면서
비슷한 상황을 걱정하는 시선도 나올 수 있었습니다.
김하성에게 필요한 건 거창한 반전보다
다시 벤치의 눈을 돌릴 한 번의 결과였습니다.
그리고 27일 다저스전에서 마침내
그 장면이 정말 극적으로 나왔습니다.
5대5로 맞선 9회말 2사 2루에서
김하성이 대타로 타석에 들어섰습니다.
상대는 다저스 마무리 태너 스콧이었고
김하성은 끈질긴 풀카운트 승부를 이어갔습니다.
그리고 끝내 우전 적시타를 때려내며
애틀랜타에 6대5 끝내기 승리를 안겼습니다.
더 의미가 컸던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김하성이 메이저리그에서 안타를 기록한 건
무려 6월 3일 이후 처음이었습니다.
팀 내 입지가 거의 사라져가던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에 결과를 만들어냈습니다.
월트 와이스 감독도 경기 후 김하성의
꾸준한 준비와 프로다운 태도를 높게 평가했습니다.
경기에 나가지 못하는 동안에도 계속 준비했기에
그 한 번의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는 의미였습니다.
끝내기 안타의 효과는 생각보다 빨리 나타났습니다.
김하성은 다음 다저스전에서 곧바로
유격수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불과 며칠 전까지 다시 선발로 나갈 수 있을지
현지에서도 의문을 제기하던 선수였습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순간에 안타 하나를 만들자
벤치도 다시 기회를 주는 선택을 했습니다.
결국 김하성에게 필요했던 것은 연봉을 근거로 한
출전 요구가 아니라 결과로 만든 신뢰였습니다.
물론 끝내기 안타 하나로 김하성이 다시
주전 유격수를 차지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듀본은 올 시즌 이미 많은 이닝을 소화했고
내야 여러 자리를 맡을 수 있는 장점도 있습니다.
김하성보다 공격력이 압도적인 선수는 아니지만
현재 팀에서 쌓아놓은 신뢰는 분명 존재합니다.
결국 애틀랜타는 상대 투수와 컨디션에 따라
두 선수를 섞어 활용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김하성이 자리를 완전히 되찾으려면
한 경기보다 연속적인 결과가 필요합니다.
김하성에게 남은 시즌이 중요한 이유도 있습니다.
현재 계약은 올해까지 단 한 시즌이고
시즌 종료 후 다시 FA 신분이 됩니다.
올 시즌 타율 1할도 넘기지 못한 채 끝난다면
다음 계약 규모가 크게 떨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대로 시즌 마지막 한 달 동안 수비와 타격에서
조금이라도 반등하면 시장 평가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즉 지금의 출전 경쟁은 애틀랜타에서의 자리뿐 아니라
김하성의 다음 계약까지 연결되는 싸움입니다.
2000만 달러는 김하성이 과거에 만들어낸
가치를 인정받아 체결한 계약입니다.
하지만 애틀랜타가 오늘 라인업을 정할 때는
과거보다 지금의 생산성을 먼저 볼 수밖에 없습니다.
자비스가 내려가도 기회가 바로 오지 않았던 이유도
결국 김하성에게 쌓인 신뢰가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끝내기 안타 하나가 나오자마자
곧바로 다음 경기 선발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연봉은 자리를 지켜주지 못했지만
결정적인 안타 한 방은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
이제 김하성에게 필요한 것은 그 문이 닫히기 전에
한 번의 반전을 연속적인 경기력으로 바꾸는 일입니다.
다저스전 끝내기가 단순한 한 경기의 장면인지
시즌 전체를 바꾸는 출발점인지는 지금부터 결정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