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이닝 1실점 페덱 삼성 연장 12회 승리의 숨은 공신
삼성 페덱이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7이닝 1실점으로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펼쳤습니다.
승리투수는 되지 못했지만 열흘 동안 세 차례 등판해
총 295구를 던졌다는 사실이 더 눈에 들어옵니다.
특히 세 번째 등판에서 오히려 가장 긴 7이닝을 소화하며
삼성의 연장 12회 승리에 결정적인 발판을 만들었습니다.
페덱의 가을 강행군은 10월26일
KIA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부터 시작됐습니다.
당시 94구를 던지며 4⅔이닝 5실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패전투수가 됐습니다.
사흘을 쉬고 나선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는
99구로 5⅓이닝 1실점까지 반등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나흘을 쉰 뒤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102구를 던지며 7이닝까지 책임졌습니다.
세 경기 투구 수를 모두 더하면
94구와 99구 그리고 102구로 총 295구입니다.
첫 등판 이후에는 사흘만 쉬었고
두 번째 경기 뒤에는 나흘 휴식 후 다시 마운드에 올랐습니다.
짧은 간격으로 100구 안팎을 계속 던졌지만
오히려 마지막 경기에서 가장 많은 이닝을 책임졌습니다.
단순히 많이 던진 게 아니라 마지막 등판의 내용까지
좋았다는 점에서 295구라는 숫자가 더 특별합니다.
페덱이 가장 크게 흔들릴 수 있었던 순간은
1대1로 맞선 6회말이었습니다.
1사 후 힐리어드에게 안타를 허용했고
김현수에게 2루타까지 맞으면서 2 3루 위기에 몰렸습니다.
안타 하나면 경기 흐름이 완전히 넘어갈 수 있었지만
페덱은 류현인을 1루수 땅볼로 처리했습니다.
이어 허경민에게도 같은 땅볼을 유도하며
두 주자를 그대로 묶어두고 이닝을 끝냈습니다.
페덱은 이날 삼진을 많이 잡는 투구보다
빠르게 아웃카운트를 만드는 방식으로 경기를 풀었습니다.
7회에도 2사 후 최원준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김민혁을 다시 1루수 땅볼로 잡아냈습니다.
투구 수가 이미 100개 가까이 쌓인 상황에서도
억지로 삼진을 노리지 않고 타구를 유도했습니다.
지친 상태에서 힘으로 버틴 경기라기보다
경험과 완급 조절로 위기를 넘긴 투구에 가까웠습니다.
페덱은 4회 힐리어드에게 2루타를 맞은 뒤
김현수의 뜬공으로 주자를 3루까지 보냈습니다.
이후 2사 상황에서 허경민에게 좌전 적시타를 허용하며
이날 유일한 실점을 기록했습니다.
그 뒤 추가 실점 없이 7회까지 버티면서
KT 타선을 계속 1점에 묶어뒀습니다.
8피안타를 맞고도 1점만 허용한 데에는
득점권 상황에서의 위기 관리가 결정적이었습니다.
페덱이 7회를 마치고 내려갔을 때
경기 스코어는 여전히 1대1이었습니다.
KT 고영표 역시 7이닝 1실점으로 맞서면서
두 선발 모두 승리투수 요건을 만들지 못했습니다.
경기는 이후 불펜 싸움과 연장으로 이어졌고
삼성이 12회 3대2로 승리했습니다.
페덱 개인에게 승리는 남지 않았지만
팀 승리의 기반을 만들어준 7이닝은 분명했습니다.
삼성은 페덱이 정규이닝 7회까지 책임진 덕분에
불펜을 8회부터 투입할 수 있었습니다.
경기가 12회까지 이어졌다는 점을 생각하면
선발이 소화한 이닝은 더욱 중요했습니다.
페덱이 일찍 내려갔다면 삼성 불펜은
더 많은 아웃카운트를 감당해야 했습니다.
결국 7이닝이라는 숫자가 연장 승부를 버틸 수 있는
마운드 운용의 여유까지 만들어준 셈입니다.
페덱은 경기 전 몸이 힘든 정도는
감수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큰 무대를 위해 시즌 내내 준비했다는 말도 남겼고
실제로 102구를 던지며 자신의 역할을 해냈습니다.
하지만 선수가 던질 수 있다고 말하는 것과
다음 경기에도 같은 투구량을 맡기는 건 다른 문제입니다.
짧은 휴식과 많은 투구가 반복된 만큼
다음 등판에서는 회복 상태 확인이 더 중요합니다.
이번 호투만 보고 다시 100구 이상을 맡기는 건
삼성 입장에서도 신중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초반 구속과 제구 그리고 변화구 움직임이
평소 수준으로 유지되는지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가을야구에서는 한 경기 한 경기가 중요하지만
선발의 회복 속도까지 일정에 맞춰 빨라지지는 않습니다.
페덱의 295구는 대단한 기록인 동시에
다음 등판 운용을 더 신중하게 만들어야 할 숫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