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축구 초유의 징계 사태, 아시안컵 준우승 뒤에 숨겨진 부패의 실체

중국 축구가 모처럼 국제대회에서 반등의 신호를 보냈다. 중국 U-23 대표팀은 최근 열린 AFC U-23 아시안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침체됐던 중국 축구에 희망을 안겼다. 그러나 그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중국 축구계 전체를 뒤흔드는 사상 초유의 대형 징계 사태가 공식화됐다.
중국축구협회(CFA)는 1월 29일(한국시간), 공안부 및 국가체육총국과 공동으로 베이징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축구 산업 전반에 걸친 승부조작과 불법 도박 그리고 부패 행위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 결과와 징계 내용을 발표했다. 이는 단순한 내부 징계 차원을 넘어, 국가 차원의 구조 개혁 신호로 해석된다.
■ 13개 프로 구단 제재, 리그 판도 흔드는 승점 삭감
CFA 징계·윤리위원회는 사법기관으로부터 이관받은 수사 자료를 바탕으로, 중국축구협회 징계 규정에 따라 총 13개 프로 구단에 대해 2026시즌 승점 삭감 및 벌금 부과를 결정했다.
가장 무거운 처분을 받은 구단은 톈진 진먼후와 상하이 선화로, 각각 승점 10점 삭감과 100만 위안(약 2억 원)의 벌금이 부과됐다. 이 외에도 산둥 타이산, 베이징 궈안, 상하이 하이강 등 중국 슈퍼리그(CSL)를 대표하는 다수의 구단들이 승점 3~7점 삭감과 차등 벌금 처분을 받았다.
이는 단순한 재정 제재를 넘어, 리그 경쟁 구조 자체를 뒤흔드는 중대한 조치로 평가된다.
■ 전·현직 핵심 인사 73명 평생 퇴출, 중국 축구 사상 최악의 인적 제재
이번 사태의 핵심은 인적 처벌 수위다. 인민법원의 확정 판결을 통해 범죄 사실이 인정된 73명의 축구 종사자에게는 축구 관련 모든 활동을 평생 금지하는 최고 수위의 징계가 내려졌다.
여기에는 천쉬위안 전 중국축구협회 주석과 리톄 전 중국 국가대표팀 감독 등, 중국 축구 행정과 대표팀을 이끌었던 핵심 인물들이 포함돼 충격을 더했다.
또한 범죄 혐의는 확인됐으나 검찰이 기소유예 결정을 내린 3명에 대해서도 축구 활동 5년 금지 처분이 확정됐다. 해당 징계는 2026년 1월 29일부터 즉시 효력을 갖는다.
■ 무관용 원칙 선언, 국가 차원의 축구 개혁 신호탄
중국축구협회는 공식 성명을 통해 이번 사안을 모든 회원 단체와 클럽이 깊이 반성해야 할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며 축구 분야의 모든 부정 행위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확고히 유지하겠다”고 강조했다.
국가체육총국 역시 공안부와의 공조를 지속하며, 축구 산업 전반의 관리와 감독 체계 강화와 부패 척결을 장기 과제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 해외 언론도 주목, 전례 없는 중국 축구 숙청
이번 사태는 해외에서도 비중 있게 다뤄졌다. 영국 BBC는 중국 슈퍼리그 새 시즌을 앞두고 무려 9개 구단이 승점 감점 상태로 시즌을 시작하게 됐다며 대규모 승부조작·도박 수사 결과에 따른 전례 없는 제재라고 평가했다.
BBC에 따르면 제재 대상 13개 구단 중 4개 팀은 이미 2부 리그로 강등된 상태이며, 각 구단에는 최소 약 4천만 원에서 최대 약 2억 원에 달하는 벌금이 함께 부과됐다.
■ 성과와 현실의 괴리, 중국 축구의 시험대
U-23 대표팀의 선전은 분명 긍정적인 신호다. 그러나 이번 대규모 징계는 중국 축구가 여전히 구조적 부패와 제도적 취약성이라는 근본 문제를 안고 있음을 여실히 드러냈다.
이번 조치가 일회성 숙청에 그칠지, 아니면 중국 축구가 신뢰 회복과 시스템 정상화로 나아가는 전환점이 될지는 앞으로의 실행과 관리에 달려 있다. 국제 경쟁력 회복을 위해서는 성적 이상의 투명한 운영과 제도 개혁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준 사건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