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AFC 풋살 아시안컵 이란 우승, 한국 풋살의 현실과 향후 과제

2026년 아시아 풋살 정상의 자리는 결국 또다시 최강 이란의 몫이었다.
이란은 7일(한국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인도네시아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풋살 아시안컵 결승전에서 개최국 인도네시아와 연장 혈투 끝에 5-5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5-4로 승리하며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 결승전: 명승부 끝에 드러난 이란의 저력
이란은 전반 4분 만에 선제골을 터뜨리며 기선을 제압했지만, 홈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을 등에 업은 인도네시아가 연속 3골을 몰아치며 경기 흐름을 가져갔다. 그러나 이란은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전반 막판 한 골을 만회하며 추격의 불씨를 살렸고, 후반 3분 동점골로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후반 내내 팽팽한 공방이 이어졌다. 인도네시아가 다시 앞서가자 이란은 종료 직전 극적인 동점골로 4-4를 만들며 연장전에 돌입했다. 연장 후반 종료 2분 전 인도네시아가 사실상 결승골을 터뜨렸지만, 이란은 불과 30초 만에 다시 동점을 만들며 승부를 승부차기로 끌고 갔다.
승부차기에서도 흐름은 요동쳤다. 이란의 1번 키커가 실축하며 인도네시아 쪽으로 분위기가 기우는 듯했으나, 인도네시아 역시 4번 키커의 슈팅이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결국 6번 키커에서 희비가 갈렸다. 인도네시아의 실축 이후 이란이 침착하게 성공시키며 대미를 장식했다.
■ 이란의 독주, 숫자로 증명된 아시아 최강
이번 우승으로 이란은 2024년 대회에 이어 2연패를 달성했다. AFC 공식 SNS가 공개한 역대 우승팀 목록은 이란의 절대적 위상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1999년 첫 대회부터 2026년까지 열린 총 18차례 대회 중 이란은 무려 14회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1999년부터 2005년까지 7회 연속 우승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고, 이후에도 2007~2010년, 2016년, 2018년, 2024년, 2026년까지 꾸준히 정상에 올랐다.
이란의 독주를 막아선 유일한 대항마는 일본이다. 일본은 2006년 이란의 연승을 저지하며 첫 우승을 차지한 뒤, 2012년·2014년·2022년까지 총 4차례 우승하며 아시아 2강 체제를 구축했다.
1999년부터 2026년까지 27년 동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국가는 이란과 일본, 단 두 나라뿐이다.
■ 태국과 우즈벡의 도전, 그러나 넘지 못한 벽
태국과 우즈베키스탄 등도 꾸준히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결승의 문턱을 넘기에는 아직 역부족이었다. 이란과 일본이 장기간 축적해온 전술적 완성도, 리그 시스템, 선수 육성 구조와의 격차가 명확하게 드러나는 대목이다.
■ 한국 풋살의 현실: 아시아의 호랑이는 어디에
이 지점에서 한국 팬들의 자조 섞인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자랑하는 축구 강국 한국이지만, 풋살 무대에서는 철저한 변방에 머물러 있다.
한국 풋살의 최고 성적은 1999년 초대 대회의 준우승이다. 그러나 이는 이미 20년이 훌쩍 넘은 과거의 이야기다. 2000년대 이후 한국은 조별리그 탈락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으로 내려앉았다.
국제축구연맹(FIFA) 풋살 랭킹에서도 한국은 2025년 12월 기준 16계단 상승했음에도 57위에 머물러 있다.
■ 한국 풋살, 더 이상 부수 종목일 수 없는 이유
그렇다고 언제까지나 변방에 머물 수는 없다. 풋살은 단순한 실내 스포츠가 아니라, 축구 기술·전술의 집약체로 평가받는다. 최근 국내에서도 유소년과 아마추어를 중심으로 풋살 인구가 빠르게 늘고 있으며, 종합대회 정식 종목 채택 논의까지 이어지고 있다.
풋살을 축구의 보조 종목이 아닌 독립된 경쟁 종목으로 인식하고, 전용 리그 구축, 지도자 양성, 국제 경험 확대 등 체계적인 지원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한국은 아시아 무대에서 계속 뒤처질 수밖에 없다.
2026년 아시안컵은 이란의 강함을 다시 한 번 증명한 동시에, 한국 풋살이 어디에서 출발해야 하는지를 분명히 보여준 대회였다. 이제 질문은 하나다. 한국은 변화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