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1순위 후보였던 심준석, 미국 도전 계속되지만 제구 난조 여전
한때 한국 야구 최고 투수 유망주로 평가받았던 심준석이 미국 무대에서 좀처럼 반등 계기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시속 157km 강속구를 앞세워 메이저리그 직행을 선택했지만 반복된 부상과 심각한 제구 불안이 발목을 잡고 있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마이애미 말린스를 거쳐 현재 뉴욕 메츠 산하 마이너리그에서 재도전에 나섰지만 아직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다. 무엇보다 볼넷 비율이 지나치게 높아 성장 정체 우려도 커지고 있다.
루키리그에서도 이어진 제구 불안
심준석은 5일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열린 루키리그 경기에서 구원 등판해 1⅔이닝 2피안타 4볼넷 1사구 1탈삼진 2실점(1자책)을 기록했다. 경기 내용 역시 아쉬움이 컸다. 등판 직후 볼넷과 적시타를 허용했고 몸에 맞는 공과 폭투까지 나오며 스스로 위기를 키웠다. 이후에도 볼넷이 계속 이어지면서 안정적인 투구를 보여주지 못했다.
특히 이날 총 투구 수 51개 가운데 스트라이크는 23개에 불과했고 볼이 28개나 됐다. 구위 자체보다 스트라이크 존 공략 능력이 가장 큰 문제로 드러난 경기였다.
9이닝당 볼넷 11.4개, 심각한 수치
올 시즌 루키리그 성적은 5경기 평균자책점 5.19다. 8⅔이닝 동안 9개의 삼진을 잡으며 구위 자체는 여전히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제구다. 같은 기간 볼넷만 11개를 허용했다. 9이닝당 볼넷이 무려 11.4개에 달한다.
일반적으로 마이너리그에서도 유망주 투수들의 경우 9이닝당 볼넷 4개 이하를 유지해야 발전 가능성을 인정받는다. 심준석의 현재 수치는 정상적인 성장 궤도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는 수준이다. 강속구를 보유하고도 경기를 스스로 어렵게 만드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한화 전체 1순위 후보에서 MLB 직행 선택
심준석은 덕수고 시절부터 한국 야구계 최고 유망주 가운데 한 명으로 평가받았다. 고교 1학년 때부터 150km를 넘기는 강속구를 던졌고 최고 구속은 157km까지 기록했다. 193cm, 97kg의 뛰어난 신체 조건까지 갖춰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주목을 받았다.
만약 KBO 신인드래프트에 참가했다면 당시 전체 1순위 지명권을 보유했던 한화 이글스의 선택을 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하지만 심준석은 국내 무대 대신 미국 도전을 택했고 2023년 피츠버그와 계약하며 메이저리그 진출에 나섰다.
부상이 꼬이기 시작한 커리어
문제는 프로 입단 이후 부상이 끊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피츠버그 시절 가슴과 어깨 부상으로 정상적인 시즌을 소화하지 못했다. 결국 실전 경험을 충분히 쌓지 못한 상태에서 마이애미로 트레이드됐다.
이후에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지난해 루키리그에서는 13경기 평균자책점 12.83을 기록했고 13⅓이닝 동안 볼넷 23개와 몸에 맞는 공 8개를 허용했다. 결국 마이애미는 트레이드로 영입한 지 약 1년 만에 심준석을 방출했다.
메츠에서 얻은 마지막 기회
방출 이후 한국 복귀 가능성도 거론됐지만 심준석은 미국 잔류를 선택했다. 지난해 말 뉴욕 메츠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체결하며 재도전에 나섰다. 미국 현지에서도 심준석의 실패 원인을 재능 부족보다는 부상과 성장 정체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았다.
실제로 건강한 상태에서 던질 때의 구위는 여전히 매력적인 평가를 받는다. 최고 수준의 구속과 체격 조건은 미국에서도 쉽게 찾기 어려운 자산이다. 메츠 역시 즉시 전력보다는 장기적인 가능성을 보고 계약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숙제는 제구력
현재 심준석의 가장 큰 과제는 명확하다. 구속이나 구위가 아니라 스트라이크를 안정적으로 던지는 능력이다. 미국 진출 이후 계속 반복되고 있는 제구 난조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상위 레벨 승격은 물론 장기적인 성장도 기대하기 어렵다.
반대로 제구만 어느 정도 안정된다면 여전히 강속구 유망주로서 재평가받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아직 22세로 나이가 많지 않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다. 다만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유망주를 기다려주는 시간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앞으로의 몇 시즌이 사실상 커리어의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 결론
심준석은 여전히 매력적인 강속구와 뛰어난 신체 조건을 보유한 투수지만 반복되는 제구 불안이 성장의 가장 큰 걸림돌로 남아 있다. 한화 1순위 후보로 평가받던 특급 유망주가 미국에서 쉽지 않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가운데 미래를 결정할 핵심 과제는 건강 유지와 제구력 개선이다. 잠재력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이제는 가능성을 결과로 증명해야 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