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보다 강한 조직력, 스페인의 결승 진출 비결
스페인이 준결승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 프랑스를 완벽하게 제압하며 2026년 월드컵 결승 무대에 올랐다. 이번 승리로 스페인은 A매치 무패 기록을 37경기까지 늘렸고 이탈리아가 보유한 국제축구 역대 최다 무패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경기 초반부터 주도권을 잡은 쪽은 스페인이었다. 루카 디뉴의 무리한 파울로 얻어낸 페널티킥을 미켈 오야르사발이 침착하게 성공시키며 먼저 앞서 나갔고 이후에도 프랑스에 좀처럼 반격의 기회를 내주지 않았다.
1. 스페인의 해결사로 거듭난 미켈 오야르사발
미켈 오야르사발은 전형적인 센터 포워드로 분류되는 선수는 아니다. 하지만 공간을 찾아 움직이는 능력과 결정력, 동료들과의 연계까지 현재 스페인이 최전방에 요구하는 조건을 고루 갖추고 있다.
오야르사발은 이번 대회에서만 5골을 기록하며 스페인의 결승 진출을 이끌었다. 이는 2010년 다비드 비야와 1986년 에밀리오 부트라게뇨가 세운 월드컵 단일 대회 스페인 선수 최다 득점 기록과 같은 수치다. 결승전에서 한 골을 더 추가한다면 스페인 축구의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된다.
2. 발롱도르 수상자의 존재감을 보여준 로드리
이번 월드컵은 역대 어느 대회보다 치열한 골든 부트 경쟁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스페인에서는 득점 경쟁보다 로드리가 보여준 중원 장악력이 더욱 강한 인상을 남겼다. 로드리는 프랑스 공격의 연결고리였던 마이클 올리세의 슈팅과 기회 창출을 효과적으로 차단했다.
올리세가 측면에서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자 우스만 뎀벨레는 공을 받기 위해 중앙으로 이동하는 횟수를 늘렸지만 그곳에서도 로드리의 견제를 벗어나지 못했다. 결국 프랑스의 공격 전개는 중심을 잃었고 로드리는 자신이 왜 발롱도르 수상자인지를 경기력으로 증명했다.
3. 대회 최고의 센터백 조합
준결승을 앞두고 가장 큰 관심은 스페인이 이번 대회에서 16골을 넣은 프랑스의 막강한 공격진을 어떻게 봉쇄하느냐에 쏠렸다. 하지만 실제 경기에서는 질문의 방향이 반대였어야 했다. 프랑스가 이번 월드컵 최고의 수비를 자랑하는 스페인의 벽을 어떻게 넘어설 수 있느냐가 더 적절한 관전 포인트였다.
관중석에서 세르히오 라모스와 카를레스 푸욜이 경기를 지켜보는 가운데 파우 쿠바르시와 아이메릭 라포르테는 흔들림 없는 수비를 펼쳤다. 두 선수는 킬리안 음바페를 중심으로 한 프랑스 공격진의 움직임을 미리 읽어냈고 위험 지역으로 진입하는 과정부터 차단했다.
프랑스의 기대 득점은 0.3골에 머물렀으며 전체 슈팅 세 차례도 모두 후반 80분 이후에 나왔다. 그중 두 번은 추가 시간에 기록됐을 만큼 경기 대부분을 제대로 풀어가지 못했다. 대회 전까지만 해도 스페인의 센터백 조합이 약점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스페인은 7경기에서 단 한 골만 허용했고 프랑스의 화려한 공격진까지 무력화하며 우려를 완전히 뒤집었다.
4. 개인보다 조직력이 빛난 스페인
스페인이 AT&T 스타디움에서 프랑스를 압도할 수 있었던 배경은 단순히 세계적인 선수를 더 많이 보유했기 때문이 아니다. 루이스 데 라 푸엔테 감독은 각기 다른 장점을 가진 선수들을 하나의 정교한 조직으로 완성했다.
스페인 역시 뛰어난 개인 능력을 갖춘 선수들이 많지만 특정 선수 한두 명에게 의존하지 않는다. 준결승에서 라민 야말은 드리블 성공이 한 차례에 그쳤고 페드리는 선발 명단에서 제외됐으며 니코 윌리엄스도 경기 막판 10분가량만 소화했다.
그럼에도 스페인은 경기의 흐름을 장악했고 프랑스가 자랑하는 스타 선수들을 무기력하게 만들었다. 누군가 부진하거나 선발에서 빠져도 경기력이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는 점은 스페인의 가장 강력한 무기다. 화려한 개인보다 완성도 높은 조직력을 앞세운 스페인은 이번 대회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단을 넘어 가장 강한 ‘팀’으로 결승에 진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