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유호가 포기하지 않은 시간 끝에 한화 필승조까지 올라온 과정
한화 이글스 불펜에서 최근 가장 반가운 이름을 꼽는다면
프로 8년 차 우완 장유호를 빼놓기는 어려워졌습니다.
불과 얼마 전까지 1군에서 자리를 잡지 못했던 투수였지만
이제는 접전 상황까지 맡을 정도로 입지가 달라졌습니다.
올 시즌 19경기에서 24⅔이닝을 소화하며 2승 2홀드와
평균자책점 1.46을 기록해 확실한 반전을 만들었습니다.
단순히 몇 경기 잘 던진 깜짝 활약이라기보다 오랜 부진을
견뎌낸 끝에 찾아온 결과라는 점에서 더욱 눈길이 갑니다.
장유호는 2019년 KIA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뒤
2023시즌을 앞두고 트레이드를 통해 한화로 이동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팀에서도 좀처럼 자리를 만들지 못했고
2024년에는 13경기 평균자책점 10.93에 머물렀습니다.
특히 5월 9일 롯데전에서는 1이닝 동안 7실점하며 무너졌고
더그아웃으로 돌아온 뒤 눈물을 흘리는 모습까지 포착됐습니다.
위기를 남긴 동료 김규연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전할 정도로
큰 책임감을 느꼈고 결국 다음 날 1군 엔트리에서 빠졌습니다.
2025년에는 아예 1군 등판 기회조차 얻지 못하면서
팬들에게서 이름이 조금씩 잊혀가는 상황까지 맞았습니다.
그러나 그 시간은 선수 생활을 포기하는 과정이 아니라
다시 살아남기 위해 자신의 투구를 바꾸는 준비 기간이었습니다.
장유호는 올 시즌을 준비하면서 장지수에서 이름을 바꾸며
야구 인생의 새로운 출발을 선택하는 변화까지 줬습니다.
퓨처스리그에서 꾸준히 준비한 끝에 6월 5일 처음으로
올 시즌 1군 엔트리에 올라 다시 기회를 잡았습니다.
처음부터 중요한 상황을 맡은 것은 아니었고 추격조에서
조금씩 결과를 쌓으면서 자신의 활용 범위를 넓혀갔습니다.
그 과정에서 기존 직구와 슬라이더에 투심과 포크볼까지
활용하면서 이전보다 다양한 승부가 가능한 투수가 됐습니다.
장유호의 입지가 본격적으로 달라진 시점은 7월이었습니다.
7월 2일 KT전 이후 투구 내용이 눈에 띄게 안정됐습니다.
이 기간 13경기에서 16⅓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1승 2홀드와
평균자책점 0.55라는 뛰어난 성적을 만들어냈습니다.
8월 4일 삼성전에서는 한화가 3대0으로 앞선 7회에 올라
최고 150㎞ 직구를 앞세워 삼자범퇴로 이닝을 끝냈습니다.
슬라이더와 포크볼까지 섞으며 상대 타선을 막아낸 뒤
시즌 두 번째 홀드를 챙기며 필승조 승격을 증명했습니다.
장유호 역시 자신의 직구가 지난해 후반기부터 조금씩
빨라지기 시작했다는 점을 직접 이야기한 바 있습니다.
특히 스프링캠프에서 투구 메커니즘을 손본 뒤 팔 스윙이
빨라지면서 구속과 공의 위력이 함께 좋아졌다고 설명했습니다.
박승민 투수코치 역시 장유호의 직구가 정타로 연결되는
비율이 낮다는 점을 강조하며 적극적인 승부를 주문했습니다.
좋은 공을 가지고도 자신 있게 던지지 못했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자신의 직구를 믿고 타자와 맞서는 모습이 보입니다.
불펜 투수가 필승조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결국 중요한 순간
감독이 믿고 마운드를 맡길 수 있다는 확신이 필요합니다.
김경문 감독은 현재 한화 불펜에서 장유호의 구위가 가장
좋다며 어느 상황에서도 역할을 해내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앞으로 상대 타자에 따라 7회와 8회에도 활용할 수 있다며
접전 상황에서 더 적극적으로 기용할 뜻까지 밝혔습니다.
추격조에서 출발했던 선수가 자신의 공으로 신뢰를 얻으며
경기 후반 승리를 지키는 역할까지 올라온 셈입니다.
한화에 장유호의 등장이 더 반가운 이유
한화는 지난 시즌 필승조였던 김범수와 한승혁이 떠난 데다
기존 불펜 자원들도 흔들리면서 새로운 카드가 필요했습니다.
김서현과 정우주 박상원 등이 기대만큼 안정되지 못하면서
경기 후반을 맡길 수 있는 투수가 부족한 시기도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장유호가 자리를 잡으면서
김경문 감독의 불펜 운영에도 새로운 선택지가 생겼습니다.
무엇보다 장유호 자신이 지금은 마운드에 오르는 순간이
즐겁다고 말할 정도로 자신감을 되찾았다는 점도 긍정적입니다.
한때 눈물을 흘리며 2군으로 내려갔던 투수가 이제는
150㎞ 강속구로 한화의 승리를 지키는 선수가 됐습니다.
장유호의 올 시즌 반등이 특별한 이유는 단순한 성적보다
긴 기다림을 버텨내고 스스로 기회를 만들었다는 데 있습니다.
지금의 흐름을 시즌 끝까지 유지할 수 있다면 장유호는
더 이상 반짝 활약이 아닌 한화의 필승조로 남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