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547억 투자에도 풀리지 않는 후반기 타선 고민
한화가 타선에 거액을 투자하고도 가장 중요한 시즌 후반에
공격이 식으면서 5연패라는 깊은 수렁에 빠졌습니다.
19일 KIA전에서도 오웬 화이트가 7이닝 2실점으로
버텼지만 타선은 경기 중반까지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습니다.
노시환이 7회 동점 투런포를 터뜨리며 겨우 균형을 맞췄지만
9회 다시 네 점을 허용하면서 결국 3대6으로 패했습니다.
좋은 선발투구가 나와도 점수를 제때 만들지 못하는 흐름이
반복되면서 한화의 가을야구 경쟁도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한화는 최근 몇 년 동안 공격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중심타선과 내야에 상당한 규모의 투자를 이어왔습니다.
노시환과는 2027년부터 시작되는 11년 총액 307억원의
비FA 다년계약을 체결하며 프랜차이즈 핵심으로 묶었습니다.
강백호에게 100억원을 투자했고 채은성은 6년 90억원
계약으로 데려오며 중심타선의 무게를 계속 키웠습니다.
여기에 심우준의 4년 50억원 계약까지 합치면 이 네 선수에
걸린 계약 총액만 547억원에 이르는 상당한 규모입니다.
물론 이 금액을 모두 올 시즌 전력 투자로 계산할 수는 없지만
한화가 공격력 강화를 위해 얼마나 큰 결정을 했는지는 분명합니다.
노시환과 채은성처럼 중심에서 버텨주는 타자가 있어도
앞뒤에서 출루가 끊기면 공격 효과는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페라자와 문현빈은 이미 8월 초부터 타격 페이스가 떨어졌고
당시 최근 5경기 타율도 각각 0.125와 0.063에 머물렀습니다.
특히 페라자는 전반기 타율 0.314와 OPS 0.974로
공격을 이끌었지만 후반기에는 생산력이 크게 떨어졌습니다.
중심타선에서 한 방이 나오더라도 앞에 주자가 없다면
솔로 홈런으로 끝나면서 경기 흐름을 크게 바꾸기 어렵습니다.
결국 지금 한화의 문제는 이름값 높은 타자가 부족해서라기보다
타선 전체가 한 번에 연결되지 않는다는 점에 더 가깝습니다.
19일 경기는 최근 한화의 답답함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장면이 여러 차례 반복된 경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화이트는 KIA를 상대로 7이닝 5피안타 6탈삼진 2실점으로
선발투수가 할 수 있는 역할을 충분히 해냈습니다.
반면 한화 타선은 KIA 선발 시라카와에게 6회까지
안타 하나에 막히면서 제대로 된 공격을 만들지 못했습니다.
선발이 이 정도까지 버텨줬다면 타선이 먼저 리드를 잡아
불펜 운영을 편하게 만들어주는 흐름이 필요한 경기였습니다.
하지만 공격이 계속 막히면서 승부는 결국 접전으로 흘렀고
마지막 두 이닝에서 불펜이 감당해야 할 부담도 커졌습니다.
그래도 7회에는 중심타자인 노시환이 해결사 역할을 했습니다.
2사 1루에서 동점 투런포를 터뜨리며 2대2를 만들었습니다.
답답하게 막혀 있던 타선에서 나온 홈런이라 경기장 분위기도
한순간에 달라졌고 한화가 다시 승부를 가져오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추가점을 만들지 못하면서 노시환의 홈런도
경기를 뒤집는 결정적인 한 방까지 이어지지는 못했습니다.
중심타자가 어렵게 만든 기회를 다음 타선이 연결하지 못하면
결국 다시 투수들이 한 점도 내주지 않아야 하는 경기가 됩니다.
한화가 최근 가장 힘겨워하는 부분도 바로 이런 구조입니다.
2대2로 버티던 승부는 9회 KIA 쪽으로 완전히 넘어갔습니다.
박재현이 결승타를 만들면서 먼저 균형을 깨뜨렸습니다.
이어 김도영이 시즌 37호 3점 홈런까지 터뜨리면서
순식간에 점수 차가 네 점까지 벌어졌습니다.
한화도 마지막 공격에서 한 점을 만회했지만 이미 흐름이
기운 뒤였고 결국 3대6으로 경기를 내주고 말았습니다.
결과적으로 화이트의 7이닝 2실점과 노시환의 동점포라는
승리 조건을 갖추고도 경기 전체를 가져오지 못했습니다.
이런 경기를 계속 놓치는 것이 지금 순위 경쟁에서
한화에게 가장 뼈아픈 부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19일 패배로 한화는 48승 55패 3무가 되면서
5연패에 빠졌고 다시 승률 5할에서 멀어졌습니다.
현재 5위 두산과의 격차도 8경기까지 벌어지면서
남은 경기에서 따라잡아야 할 거리가 상당히 커졌습니다.
아직 수학적으로 가능성이 사라진 단계는 아니지만
한화 혼자 몇 경기 이기는 것만으로는 부족한 상황입니다.
연승을 만들어 격차를 줄이면서 동시에 앞선 경쟁팀의
결과까지 기다려야 하는 만큼 부담은 이전보다 훨씬 커졌습니다.
그래서 지금 한화에 필요한 것은 한두 경기의 반짝 반등보다
타선 전체가 지속적으로 점수를 만드는 흐름을 되찾는 일입니다.
노시환 강백호 채은성 심우준에게 투자된 금액만 놓고 보면
한화 타선에는 분명 상당한 자원이 들어간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야구에서 계약 총액이 그대로 득점으로 바뀌지는 않습니다.
출루와 진루 그리고 해결이 연결돼야 공격이 완성됩니다.
지금처럼 일부 타자만 좋은 흐름을 유지하고 다른 타순에서
계속 공격이 끊긴다면 거액을 투자한 효과도 크게 줄어듭니다.
특히 순위 경쟁이 급한 시점에는 홈런 한두 개를 기다리는 것보다
주자가 있을 때 한 점씩 가져오는 생산력이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좋은 선발투구가 나오는 날만큼은 먼저 점수를 만들어주면서
불펜까지 편하게 만드는 경기가 반드시 늘어나야 합니다.
현재 한화 타선에서 가장 시급한 변화는 거창하지 않습니다.
상위타선이 출루하고 중심타선이 주자를 불러들이는 기본입니다.
시즌 초 공격이 좋았던 시기에는 이런 연결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면서 여러 타순에서 득점을 만들어낼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그 고리가 끊기면서 노시환이 홈런을 쳐도 한 경기의
흐름을 혼자 바꾸기 어려운 상황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547억원이라는 계약 총액이 눈에 먼저 들어오는 것은 당연하지만
더 중요한 문제는 그 선수들을 어떻게 하나의 타선으로 묶느냐입니다.
5연패까지 몰린 한화가 가을야구 희망을 다시 살리고 싶다면
결국 방망이부터 다시 연결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