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환 9번 타자 4타점 NC 하위타선에서 터진 해결사 본능
NC가 연장 승부 끝에 한화를 꺾은 경기에서
가장 많은 타점을 만든 선수는 9번 천재환이었습니다.
홈런 한 방으로 몰아친 네 점이 아니라
상황마다 다른 방식으로 4타점을 만들었습니다.
선취점부터 동점 그리고 연장 결승타까지
경기의 중요한 순간마다 천재환이 등장했습니다.
한화전에 강하다는 기록도 눈에 띄지만
이날은 9번 타순의 생산력이 더 인상적이었습니다.
천재환은 올 시즌 79경기에 출전해
타율 0.315와 62안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홈런은 4개를 때렸고 25타점까지 올리며
하위타선에서 꾸준하게 공격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89경기에서 61안타를 기록해
개인 한 시즌 최다 안타 기록을 만들었습니다.
올해는 경기 수가 더 적은 상황에서도
이미 지난해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습니다.
안타 하나만 추가하면 개인 최다 기록을
새로 쓰게 되는 의미 있는 시즌입니다.
천재환의 기록이 더 눈에 들어오는 이유는
프로 무대에 올라온 과정도 길었기 때문입니다.
2017년 고려대를 졸업한 뒤 육성선수로
NC에 입단해 오랫동안 2군에서 기회를 기다렸습니다.
1군 데뷔는 2022년에야 이뤄졌고
이후 조금씩 출전 시간을 늘려왔습니다.
최근 두 시즌은 잠깐 반짝한 성적보다는
1군에서 살아남는 과정에 가까워 보입니다.
30일 한화전에서 천재환은
9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했습니다.
첫 번째 결정적인 장면은 2회에 나왔습니다.
2사 1·2루에서 황준서를 상대로
좌중간을 가르는 2타점 2루타를 때렸습니다.
하위타선 마지막 타자가 주자를 모두 불러들이면서
NC가 경기 초반부터 주도권을 가져왔습니다.
9번에서 공격이 끊기는 대신 오히려
상위타선으로 연결되는 득점 통로가 생겼습니다.
천재환의 역할은 장타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NC가 6대7로 뒤진 8회 1사 1·3루에서
천재환은 박상원을 상대로 3루 땅볼을 쳤습니다.
강한 타구는 아니었지만 곧바로 전력질주했고
병살타를 피하면서 3루 주자가 홈을 밟았습니다.
NC는 이 장면으로 7대7 동점을 만들면서
경기를 연장까지 끌고 갈 수 있었습니다.
타구의 질보다 끝까지 뛰는 플레이 하나가
한 점을 만들어낸 장면이었습니다.
가장 중요한 타석은 연장 10회였습니다.
2사 2·3루에서 천재환이 김서현을 상대했고
카운트는 2볼 2스트라이크까지 몰렸습니다.
김서현이 던진 132km 슬라이더는
스트라이크존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공이었습니다.
천재환은 억지로 장타를 노리지 않고
방망이를 갖다 대 우익수 앞에 떨어뜨렸습니다.
이 안타로 3루 주자가 홈을 밟으면서
NC가 8대7로 다시 리드를 가져왔습니다.
결국 이날 경기의 공식 결승타가 됐습니다.
천재환은 경기 뒤 김서현의 빠른 공을
생각하고 타석에 들어갔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투 스트라이크 이후에는 큰 스윙보다
정확한 컨택에 집중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결승타 역시 완벽하게 맞은 타구보다
바깥쪽 변화구를 끝까지 따라간 안타였습니다.
9번 타자에게 필요한 역할이 무엇인지
잘 보여준 타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천재환은 한화를 상대로도 좋은 기록을 갖고 있습니다.
통산 한화전 44경기에서 타율 0.310
3홈런 18타점 OPS 0.813을 기록했습니다.
9개 구단을 상대하면서 남긴 성적 가운데
한화전 기록이 가장 좋은 수준입니다.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도 12경기 동안
타율 0.344와 OPS 0.809를 기록했습니다.
대전 출신이라는 배경까지 더해지면서
자연스럽게 한화 킬러라는 말도 따라붙습니다.
하지만 NC 입장에서는 한화전에 강하다는
이미지만으로 천재환을 평가할 이유가 없습니다.
올해 전체 타율 자체가 3할을 넘기고 있고
개인 최다 안타 기록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특정 팀만 만나 잘 치는 선수를 넘어
시즌 전체에서 공격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9번 타순에서 출루와 타점을 동시에 만들면
NC 타선의 공격 길이도 훨씬 길어집니다.
하위타선에서 가장 이상적인 흐름은
공격을 끝내지 않고 다시 1번으로 연결하는 것입니다.
천재환이 출루하면 상위타선 앞에
주자가 있는 상황을 만들어줄 수 있습니다.
반대로 이번 경기처럼 주자가 쌓여 있을 때는
직접 타점까지 만들어낼 수도 있습니다.
9번 타자가 이런 역할을 해준다면
상대 투수도 쉬어갈 타순을 찾기 어려워집니다.
천재환의 4타점이 특별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2회에는 2루타로 주자 두 명을 불러들였고
8회에는 전력질주로 병살을 피하며 한 점을 만들었습니다.
연장 10회에는 어려운 변화구를 받아쳐
결승 적시타까지 연결했습니다.
장타와 주루 그리고 컨택까지
서로 다른 방식으로 경기 흐름에 영향을 줬습니다.
단순히 안타 두 개를 기록한 9번 타자보다
경기 상황을 해결한 타자라는 표현이 더 어울립니다.
천재환은 올 시즌 중 부상으로 한 차례
2군에 내려갔다 다시 돌아온 경험도 있습니다.
본인은 그 시간을 다시 준비할 수 있었던
계기로 바라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최근에는 야구장에 나오는 것 자체가 즐겁다며
특별한 목표보다 꾸준한 출전을 강조했습니다.
이 흐름이 계속 이어진다면 개인 기록을 넘어
NC 외야 경쟁에서도 입지는 더 커질 수 있습니다.
한화전 강세라는 기록도 분명 흥미롭지만
지금 천재환에게 더 중요한 건 따로 있습니다.
어떤 상대를 만나도 9번에서 공격을 이어주는
하위타선의 해결사 역할을 유지하는 일입니다.
30일 한화전 4타점은 그 가능성을
가장 확실하게 보여준 경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