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왕조 멤버 김헌곤에게 다시 찾아온 1군 생존 경쟁
삼성 라이온즈 김헌곤은 왕조 시절의 기억을 품고 있는
몇 안 되는 원클럽맨이자 베테랑 외야수로 남아 있습니다.
2011년 5라운드 36순위로 입단한 뒤 주전은 아니었지만
대주자와 수비 요원으로 강팀 삼성에서 꾸준히 역할을 했습니다.
2014년에는 76경기에 출전하며 짧은 기회 속에서도
기동력과 주루 능력을 앞세워 팀 승리에 힘을 보탰습니다.
특히 최형우의 끝내기 상황에서 결승 득점을 기록하며
왕조 시절을 기억하는 팬들에게 인상적인 장면도 남겼습니다.
군 복무를 마친 뒤에는 단순한 백업 자원에 머물지 않았고
2017년 123경기에서 9홈런 47타점을 기록했습니다.
2018년에는 3할대 타율과 두 자릿수 홈런을 동시에 만들며
22도루까지 보태 자신의 커리어에서 가장 좋은 시즌을 보냈습니다.
이듬해에도 타율 0.297과 46타점을 기록하며 꾸준하게
삼성 타선에서 연결 역할을 맡을 수 있는 선수로 자리 잡았습니다.
빠른 발과 안정적인 컨택이 함께 살아 있던 시기에는
외야 수비와 공격을 모두 맡길 수 있는 활용도 높은 자원이었죠.
그러나 2022년부터 흐름은 눈에 띄게 꺾이기 시작했고
80경기에서 타율 0.192와 1홈런 20타점에 머물렀습니다.
특히 6월에는 43타수 연속 무안타라는 긴 침묵까지 겪으며
선수 생활에서 가장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던 시즌이었습니다.
2023년에는 부상까지 겹치면서 1군에서 단 6경기만 뛰었고
4타수 무안타에 그치며 사실상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컨택과 수비 범위가 예전만 못한 상황에서 이를 대신할
확실한 장타나 출루 능력도 부족했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습니다.
하지만 김헌곤은 2024년 예상 밖의 반등에 성공하면서
117경기 타율 0.302와 9홈런 34타점을 기록했습니다.
정규시즌뿐 아니라 포스트시즌에서도 구자욱의 빈자리를 메우며
베테랑이 필요한 순간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보여줬습니다.
LG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는 4타수 3안타 2홈런 4타점으로
경기 흐름을 완전히 가져오는 결정적인 활약까지 만들어냈습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홈런을 기록하며 큰 경기 경험을 증명했고
이 반등은 결국 2년 총액 6억원의 FA 잔류 계약으로 이어졌습니다.
올해 초반에도 김헌곤의 방망이는 나쁘지 않은 흐름이었고
5월 1일 한화전에서 개인 통산 1000경기 출장을 채웠습니다.
당시 23경기에서 타율 0.356을 기록할 만큼 컨디션이 좋았고
베테랑답게 제한된 기회에서도 꾸준히 결과를 만들어냈습니다.
본인 역시 퓨처스 선수들이 자신을 보며 긍정적인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말을 남기며 팀 내 역할을 강조했습니다.
화려한 스타는 아니어도 오랫동안 버텨온 선수의 모습 자체가
젊은 선수들에게 의미 있는 메시지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였죠.
하지만 5월 월간 타율이 1할대로 떨어진 뒤 출전이 줄었고
후반기에 들어서는 1군에서 존재감도 빠르게 희미해졌습니다.
현재 김헌곤의 1군 성적은 81타수 22안타 타율 0.272에
OPS 0.623으로 주전 자리를 요구하기엔 다소 아쉬운 수준입니다.
더 큰 문제는 삼성 외야에 경쟁할 수 있는 자원이 많다는 점이고
김헌곤이 차지할 수 있는 역할 자체가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구자욱을 비롯해 박승규 김성윤 김지찬 김현준 이성곤 등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볼 수 있는 선택지가 이미 충분합니다.
마흔을 바라보는 베테랑에게 성장 가능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비슷한 성적이라면 젊은 선수에게 기회가 먼저 갈 수밖에 없습니다.
김헌곤에게 이제 필요한 건 과거 왕조 멤버라는 이름이 아니라
지금도 1군에서 활용할 수 있다는 현재의 경쟁력을 보여주는 일입니다.
주전 외야수로 긴 시간을 뛰기는 어렵더라도 대타와 대수비
경험까지 살릴 수 있다면 여전히 팀에서 역할을 찾을 수 있습니다.
2024년에도 끝났다는 평가를 뒤집고 다시 살아난 경험이 있는 만큼
이번에도 제한된 기회를 얼마나 살리느냐가 가장 중요해졌습니다.
화려한 재도약보다 좁아진 자리에서 팀이 필요로 하는 순간
확실한 역할을 보여주는 것이 김헌곤에게 남은 현실적인 목표입니다.
왕조의 기억을 간직한 베테랑이 마지막까지 경쟁력을 증명하며
후회 없이 자신의 시즌을 마무리할 수 있을지 지켜볼 부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