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살다 선발 3명으로 1위 버티는 팀은 처음 보네요.
페넌트레이스를 겪으면서
선발 3명으로 버티는 팀이 있을까요?
LG 트윈스가 지금 딱 그렇습니다.
순위표만 보면 1위 팀인데 막상 선발 로테이션을 보면
이게 어떻게 가능한가 싶을 정도입니다.
정상적으로 계산이 서는 선발은
앤더스 톨허스트, 임찬규, 라클란 웰스.
사실상 이 3명뿐입니다.
원래라면 5선발이 돌아가면서
전반기 막판을 안정적으로 버텨야 하는데
지금 LG는 완전히 다른 야구를 하고 있습니다.
요니 치리노스는 팀을 떠났고
송승기는 담 증세로 빠졌습니다.
믿었던 이정용도 부진 끝에
2군으로 내려갔습니다.
결국 남은 건
불펜 데이와 쪼개기 운영입니다.
선발이 길게 끌고 가는 경기가 아니라
중간 투수들을 계속 나눠 쓰면서
하루하루를 버티는 그림입니다.
그런데도 LG는 1위입니다.
이게 더 신기합니다.
보통 이런 상황이면
순위가 떨어져도 이상하지 않은데
LG는 어떻게든 버티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상식을 파괴하는
투수 운영으로 선두를 지키는 중입니다.
더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외국인 선수 영입 방향입니다.
선발이 부족한 상황이면
당연히 대체 선발을 찾을 거라 생각했는데
LG가 데려온 선수는 불펜 투수 리오스입니다.
시속 160km가 넘는 강속구를 던지는
구원 전문 투수입니다.
처음 들었을 때는
지금 선발이 없는데 왜 불펜?
이런 생각이 먼저 들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구단과 염경엽 감독의 계산은
조금 다른 것 같습니다.
애매한 선발을 데려와서
5이닝도 못 버티게 하는 것보다
확실한 불펜을 추가해서
후반을 틀어막겠다는 판단으로 보입니다.
어차피 지금은 정상 로테이션이 어렵다면
불펜 싸움으로 버티겠다는 승부수입니다.
손주영 보직 변경도
LG 마운드 상황을 더 복잡하게 만들었습니다.
원래 손주영은 선발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는 선수였습니다.
그런데 유영찬 부상 공백이 생기면서
마무리로 이동했습니다.
손주영은 마무리로 가서도
세이브를 올리며 잘 던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그만큼 선발 한 자리가
더 비었다는 점입니다.
불펜은 강해졌지만
선발 로테이션은 더 얇아졌습니다.
그래서 지금 LG는
잘하고 있는데도 불안합니다.
1위인데 안정감이 크지 않습니다.
선발 3명으로 버티고
나머지는 불펜 데이로 메우고
후반은 강한 불펜으로 막는 그림입니다.
이게 시즌 내내 가능한 운영은 아닙니다.
결국 키는 고우석 복귀 여부입니다.
고우석이 돌아온다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고우석이 뒷문을 맡아주고
손주영이 다시 선발로 돌아가면
LG 마운드는 지금보다 훨씬 정상적인 형태가 됩니다.
거기에 리오스까지 불펜에 들어가면
후반 싸움도 더 강해질 수 있습니다.
송승기도 후반기 복귀를 준비하고 있어
숨통은 조금 트일 전망입니다.
하지만 그 전까지는
지금 같은 아슬아슬한 운영이
계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선발 3명으로 1위.
솔직히 말이 안 되는 그림인데
LG는 그 말이 안 되는 상황을
지금 실제로 해내고 있습니다.
이게 강팀의 버티는 힘인지
아니면 언젠가 터질 위험 신호인지는
후반기에 가봐야 알 것 같습니다.
그래도 하나는 확실합니다.
지금 LG의 1위는
편하게 올라선 1위가 아닙니다.
선발진이 무너진 상황에서도
불펜을 갈아 넣고
보직을 바꾸고
변칙 운영까지 동원해서
간신히 붙잡고 있는 1위입니다.
그래서 더 신기하고
그래서 더 불안한 1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