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북중미 월드컵을 끝으로 떠나는 축구 스타들
‘라스트 댄스’라는 표현은
1998년 마이클 조던과 시카고 불스의
여섯 번째 NBA 우승을 떠올리게 합니다.
마지막 무대에서 정상에 오른 뒤
가장 화려하게 퇴장하는 이야기였죠.
2026 북중미 월드컵에 참가한
축구계의 베테랑들도 비슷한 결말을 꿈꿨습니다.
오랫동안 국가대표팀을 지켜온 선수들이
마지막 월드컵에서 우승하거나
인상적인 장면을 남기길 바랐을 것입니다.
하지만 모두에게
동화 같은 마지막이 허락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누군가는 승부차기에서 탈락했고
누군가는 부상을 안은 채 짧은 출전에 그쳤습니다.
조국을 정상으로 이끌었던 선수들도
허무한 토너먼트 탈락과 함께
대표팀 유니폼을 내려놓았죠.
이번 월드컵을 끝으로
국제무대와 작별한 주요 선수들을
차례대로 살펴보겠습니다.
마누엘 노이어(독일)
40세의 마누엘 노이어는
개인 통산 다섯 번째 월드컵에 출전했습니다.
2014년 브라질 대회에서는
독일의 골문을 지키며 우승을 경험했지만
12년 뒤 치른 마지막 월드컵은
아쉬움 속에 끝나고 말았습니다.
독일은 파라과이와의 32강에서
승부차기 끝에 탈락했습니다.
노이어는 파비안 발부에나의 킥을 막아내며
팀에 기회를 만들어줬죠.
그러나 독일의 다음 키커였던
요나탄 타가 실축하면서
노이어의 선방도 빛을 잃었습니다.
전성기에는 넓은 수비 범위와
정교한 패스 능력을 앞세워
‘스위퍼 키퍼’의 시대를 열었습니다.
골키퍼의 역할을 새롭게 정의했던 노이어는
씁쓸한 승부차기 패배를 마지막으로
독일 대표팀 경력을 마무리했습니다.
네이마르(브라질)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이 네이마르를
브라질의 월드컵 최종 명단에 포함하자
많은 축구팬이 낭만적인 결말을 기대했습니다.
브라질의 10번을 오랫동안 책임졌던 선수가
마지막 도전에서 월드컵 우승의 꿈을
이룰 수도 있다는 기대였죠.
하지만 현실은 순탄하지 않았습니다.
네이마르는 종아리 부상을 안은 상태로
대표팀 캠프에 합류했고
조별리그에서는 출전하지 못했습니다.
노르웨이와의 16강전에서야
후반 교체로 투입됐습니다.
네이마르는 경기 막판
페널티킥으로 만회골을 기록했지만
브라질은 엘링 홀란드에게 두 골을 허용하며
1-2로 무너졌습니다.
브라질이 월드컵 8강에 오르지 못한 것은
1990년 이후 처음이었습니다.
경기 후 네이마르는
자신의 대표팀 여정이 끝났다는 뜻을 내비쳤습니다.
화려한 기술과 창의적인 플레이로
브라질 공격을 책임졌던 선수였지만
끝내 월드컵 우승컵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죠.
마지막 경기에서 기록한 페널티킥 득점은
브라질의 탈락을 막기에는 부족했습니다.
사디오 마네(세네갈)
세네갈의 월드컵은
기대와 달리 빠르게 끝났습니다.
아프리카의 강호로 평가받았지만
벨기에와의 32강에서 2-3으로 패하며
토너먼트 첫 경기에서 탈락했습니다.
대회가 끝난 뒤에는
대표팀의 대대적인 변화가 시작됐습니다.
파페 티아우 감독이 자리에서 물러났고
세네갈 축구를 대표해온 사디오 마네도
국가대표 은퇴를 발표했습니다.
마네는 오랜 시간
세네갈 공격의 중심으로 활약했습니다.
특히 2021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서는
세네갈의 사상 첫 우승을 이끌며
국가적인 영웅으로 올라섰죠.
빠른 돌파와 득점력뿐 아니라
대표팀이 어려운 순간마다 중심을 잡는
상징적인 역할도 맡아왔습니다.
마지막 월드컵은 기대했던 결과와
거리가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마네가 세네갈 축구에 남긴 업적은
한 번의 탈락만으로 평가하기 어렵습니다.
그의 은퇴와 함께
세네갈 대표팀도 본격적인 세대교체를
준비하게 됐습니다.
리야드 마레즈(알제리)
리야드 마레즈는 12년 만에
두 번째 월드컵 무대를 밟았습니다.
2014년 브라질 대회 이후
알제리가 월드컵 본선과 멀어지면서
마레즈에게도 다시 기회가 쉽게 찾아오지 않았죠.
이번 대회에서는 오스트리아를 상대로
두 골을 기록하며 3-3 무승부를 이끌었습니다.
알제리는 이 결과를 바탕으로
32강 진출에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스위스와의 토너먼트 경기에서는
득점을 만들지 못한 채 0-2로 패했습니다.
마레즈는 경기 후
이번 경기가 자신의 마지막 대표팀 경기였다고
공식적으로 밝혔습니다.
2019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우승을 이끌었고
알제리 축구의 가장 성공적인 시대를
대표했던 선수였습니다.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정상급 윙어로 활약하며
알제리 선수들의 가능성을 넓혀준 인물이죠.
마지막 경기는 패배로 끝났지만
그가 대표팀에서 보여준 기술과 창의성은
오랫동안 기억될 것으로 보입니다.
기예르모 오초아(멕시코)
기예르모 오초아에게 월드컵은
선수 경력 전체를 상징하는 무대였습니다.
41세가 된 그는
자국에서 열린 이번 대회를 통해
개인 통산 여섯 번째 월드컵에 참가했습니다.
멕시코의 마지막 조별리그 경기였던
체코전에서는 경기 종료를 앞두고 투입돼
약 12분 동안 골문을 지켰습니다.
짧은 출전이었지만
오초아가 여섯 번째 월드컵 기록을 완성한
상징적인 순간이었습니다.
이후 멕시코는 아스테카 스타디움에서 열린
잉글랜드와의 16강에서 패하며 탈락했습니다.
오초아는 대회가 끝난 뒤
멕시코 대표팀뿐 아니라
22년간 이어온 프로 선수 생활 전체를
마무리한다고 발표했습니다.
2006 독일 월드컵부터
2026 북중미 대회까지 참가하며
멕시코 축구의 한 시대를 지켰습니다.
특히 월드컵만 열리면
믿기 어려운 선방을 보여주며
세계적인 관심을 받았죠.
마지막 대회에서도 우승이나
깊은 토너먼트 진출은 이루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여섯 차례 월드컵에 참가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오초아가 남긴 기록의 무게는 충분합니다.

모두에게 아름다운 결말이 주어지지는 않았다
노이어와 네이마르, 마네와 마레즈,
그리고 오초아까지.
이들은 각자의 나라를 대표해
오랫동안 국제무대를 누볐습니다.
월드컵 우승을 경험한 선수도 있었고
대륙별 대회에서 조국의 첫 우승을
이끈 주인공도 있었죠.
그러나 마지막 월드컵에서
우승컵을 들고 떠난 선수는 없었습니다.
승부차기 패배와 부상,
예상보다 이른 탈락이 그들의 마지막을 장식했습니다.
완벽한 작별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지난 시간의 가치까지
줄어드는 것은 아닙니다.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쌓은 수많은 경기와
팬들에게 남긴 장면은
한 번의 패배보다 오래 기억될 수밖에 없죠.
2026 북중미 월드컵은
새로운 스타가 등장한 대회이면서도
한 시대의 얼굴들이 차례로 떠난 무대였습니다.
이제 각 대표팀은
익숙했던 이름 없이 새로운 시대를 준비해야 합니다.
축구팬들에게도 이번 여름은
승자뿐 아니라 떠나는 전설들의 모습을
함께 기억하게 만든 월드컵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