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현빈과 페라자 침묵에도 타순을 바꾸지 않은 김경문 감독
잘 맞던 타선이 갑자기 차갑게 식으면
선수보다 먼저 조급해지는 쪽은 팬들입니다.
주말 3연전을 모두 내주고
대구 원정길에 오른 한화 이글스도 그랬습니다.
중심을 잡아줘야 할 젊은 타자들과
외국인 타자의 방망이가 동시에 침묵하면서
타순을 크게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도
자연스럽게 커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김경문 감독의 선택은 달랐습니다.
부진한 선수를 뒤로 물리는 대신
오히려 전진 배치하며 다시 기회를 줬습니다.
최근 타율이 6푼대까지 떨어진 문현빈을
2번 타순에 그대로 내세운 것도 같은 이유였습니다.
타율 6푼과 1할2푼, 숫자보다 무거웠던 침묵
최근 5경기에서 한화 핵심 타자들의
타격 성적은 눈에 띄게 떨어졌습니다.
문현빈은 16타수 1안타로
타율 0.063에 머물렀습니다.
삼진 4개와 병살타 1개를 기록하며
공격 흐름을 끊는 장면도 나왔습니다.
페라자 역시 16타수 2안타
타율 0.125로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습니다.
특히 7개의 삼진을 당할 정도로
투수와의 승부에서 타이밍이 흔들렸습니다.
두 선수 모두 공을 맞히더라도
강한 타구로 연결하지 못했습니다.
타구가 야수 정면으로 향하거나
배트가 공보다 늦게 나오는 장면이 반복됐죠.
상대 투수들이 스트라이크존 외곽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기 시작하면서
한화 타자들의 스윙도 자연스럽게
조금씩 조급해지는 모습이 나타났습니다.
김경문 감독이 타순을 바꾸지 않은 이유
부진이 길어지면 타순을 내리거나
선발 명단에서 빼는 선택도 가능합니다.
하지만 김경문 감독은 문현빈을
계속 상위 타선에 배치했습니다.
현재 한화 타선에서 문현빈과 페라자가
살아나야 공격 전체가 움직인다고 봤기 때문입니다.
김경문 감독은 야구에는 언제나
오르막과 내리막이 존재한다고 말했습니다.
후반기 들어 두 선수의 흐름이
떨어진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결국 이들이 다시 쳐줘야
팀의 연승도 시작될 수 있다는 판단이었습니다.
이는 단순한 믿음만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문현빈을 하위 타순으로 내리면
당장의 부담은 줄어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타석 수까지 감소하면서
타격감을 되찾을 기회도 함께 줄어듭니다.
김 감독은 오히려 많은 타석을 제공해
스스로 타이밍을 회복하도록 기다렸습니다.
타율 6푼 타자를 2번에 배치한 선택은
부진을 외면한 결정이 아니라
팀이 다시 살아나기 위해서는
핵심 타자의 반등이 필요하다는 계산이었습니다.
강백호 복귀, 타선의 중심축이 돌아왔다
침체된 타선에 반가운 변화도 생겼습니다.
옆구리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던
강백호가 예상보다 빠르게 복귀했습니다.
치료와 훈련을 병행한 강백호는
부상 이후 단 12일 만에 엔트리에 합류했습니다.
복귀 후 3경기에서는 타율 0.167로
아직 완전한 타격감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오랜 공백 뒤 곧바로 실전 투수의 공에
정확히 타이밍을 맞추기는 쉽지 않습니다.
김경문 감독 역시 강백호가
경기를 치르며 감각을 회복해야 한다고 봤습니다.
다만 강백호는 타석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상대 배터리에게 부담을 주는 타자입니다.
한 방을 갖춘 강백호가 4번에서 버티면
앞뒤 타자들에게도 좋은 승부가 들어올 수 있습니다.
페라자와 노시환을 상대하는 투수 역시
강백호까지 의식하며 승부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강백호의 복귀는 단순히 타자 한 명이
라인업에 추가됐다는 의미를 넘어섭니다.
침묵하던 중심타선 전체의 연결을
다시 살릴 수 있는 변화에 가깝습니다.
김태연까지 복귀 준비, 선택지가 늘어난 한화
어깨 통증으로 잠시 쉬었던 김태연도
정상적인 훈련에 다시 합류했습니다.
대구 원정에서 타격 훈련은 물론
외야 수비 훈련까지 무리 없이 소화했습니다.
김태연이 정상적으로 출전할 수 있다면
한화 벤치의 선택지는 크게 늘어납니다.
선발 외야수로 활용할 수 있고
경기 후반에는 강한 대타 카드도 가능합니다.
특정 선수의 부진이 이어질 경우
휴식을 줄 수 있는 여유도 생깁니다.
그동안 한화는 주전들의 부진에도
대체 자원이 부족해 변화를 주기 어려웠습니다.
김태연의 복귀는 단순한 선수층 보강이 아니라
타선 운영의 숨통을 틔워줄 카드입니다.
기다림은 반등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김경문 감독은 연패 속에서도
타선을 크게 흔들지 않는 쪽을 택했습니다.
문현빈과 페라자에게 계속 기회를 주고
강백호에게는 실전 감각을 찾을 시간을 줬습니다.
김태연까지 복귀 준비를 마치면서
한화 타선은 다시 완전체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물론 기다린다고 해서 모든 선수가
반드시 곧바로 살아나는 것은 아닙니다.
부진이 길어진다면 타순 조정이나
선수 교체가 필요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김경문 감독이 지금 원하는 것은
임시방편으로 한 경기를 버티는 일이 아닙니다.
핵심 타자들이 스스로 타격감을 회복해
팀 공격력을 정상 궤도에 올려놓는 것입니다.
타율 6푼대의 문현빈을 2번에 세운 이유도
결국 그 과정에 포함된 선택이었습니다.
한화가 연패를 끊으려면
새로운 누군가가 등장하는 것보다
침묵하고 있는 기존 핵심 타자들이
다시 자신의 역할을 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김경문 감독이 강조한 것처럼
야구에는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도 있습니다.
이제 한화가 기다리는 것은
내리막 끝에서 시작될 새로운 상승세입니다.
감독의 신뢰와 기다림이 대구 삼성전에서
타선 반등이라는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