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8월 만루 빈타와 대전 기아 3연전의 승부 포인트
김경문 감독이 삼성전을 돌아보며 가장 아쉬워했던 장면은
7회에 터진 홈런 세 방보다 1회초 1사 만루였습니다.
한화는 15일 삼성전에서 강백호의 적시 2루타로 먼저
득점한 뒤 노시환의 몸에 맞는 공으로 만루까지 만들었습니다.
상대 선발 양창섭이 헤드샷으로 퇴장당하면서 갑작스럽게
투수까지 바뀌어 초반 흐름을 가져올 절호의 기회였습니다.
하지만 채은성이 병살타로 물러나면서 추가점을 만들지 못했고
결국 한화가 경기 초반부터 달아날 수 있는 기회도 사라졌습니다.
삼성은 양창섭이 내려간 뒤 좌완 이승현을 급하게 투입했고
한화 입장에서는 상대 마운드를 더 몰아붙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승현이 만루 위기를 막은 뒤 6회까지 버티면서
오히려 경기 흐름은 시간이 지날수록 삼성 쪽으로 넘어갔습니다.
김경문 감독도 다음 날 경기가 우천 취소된 뒤
요즘 만루에서 공격이 답답하다는 아쉬움을 직접 드러냈습니다.
한 점을 더 뽑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상대가 흔들릴 때
경기를 확실하게 가져오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한 것입니다.
최근 한화가 초반 기회를 놓친 뒤 뒤늦게 추격하는 경기가
반복되고 있다는 점에서도 그 장면의 의미가 더 컸습니다.
한화는 8월 들어 만루 상황에서 7타수 1안타에 그치며
주자를 모아놓고도 결정적인 한 방을 만들지 못하고 있습니다.
표본 자체는 많지 않지만 시즌 막판 순위 경쟁에서는
한 번의 득점 기회가 경기 결과에 미치는 영향이 큽니다.
특히 만루에서는 반드시 장타가 필요한 것도 아닙니다.
외야 플라이 하나나 볼넷만으로도 한 점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계속 점수가 나오지 않기 시작하면
타자 역시 기회가 올수록 더 큰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조급해진 타석에서는 스윙이 커지고 좋은 공을 기다리는
과정까지 흔들리면서 다시 득점 실패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한화 타선에 힘 자체가 사라진 것은 분명 아니었습니다.
7회초에는 세 개의 홈런으로 단숨에 경기를 뒤집었습니다.
채은성과 허인서가 연속 타자 홈런을 터뜨린 데 이어
페라자가 2사 후 역전 투런포까지 날리며 6대5를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힘겹게 가져온 리드는 오래 이어지지 않았고
한화 불펜이 7회말 다시 세 점을 허용하며 역전을 당했습니다.
8회에도 삼성에 세 점을 더 내주면서 결국 6대11로 패했고
뒤늦게 터진 장타도 승리까지 연결하지는 못했습니다.
결국 초반 기회에서 조금 더 점수를 벌어놓지 못한 부담이
경기 후반 불펜 운영까지 무겁게 만들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김경문 감독 역시 최근 공격에서 가장 답답한 부분으로
상대에게 먼저 맞은 뒤에야 점수가 나온다는 흐름을 꼽았습니다.
만루에서 한 번 크게 터져야 연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가능하면 경기 초반부터 점수를 만들어달라는 주문도 했습니다.
이 말은 단순히 홈런을 더 많이 쳐야 한다는 뜻보다는
기회가 왔을 때 확실하게 주자를 불러들이라는 의미에 가깝습니다.
선발이 점수를 내주기 전에 타선이 먼저 두세 점을 만들어주면
마운드 역시 훨씬 편한 상황에서 경기를 운영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계속 끌려간 뒤 추격해야 하는 흐름이 반복된다면
선발과 불펜 모두 한 경기마다 큰 부담을 떠안을 수밖에 없습니다.
한화는 3연패에 빠진 상태에서 대전으로 돌아와
18일부터 기아와 중요한 홈 3연전을 치르게 됩니다.
첫 경기 선발은 왕옌청으로 예정돼 있으며 올 시즌
10승 4패로 한화 선발진에서 가장 많은 승리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기아를 상대로도 세 경기에서 1승 1패 평균자책점 3.78을
기록했고 최근 맞대결에서는 7이닝 2실점으로 승리를 챙겼습니다.
선발 카드만 보면 충분히 기대를 걸어볼 수 있지만
지금 한화가 더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는 초반 득점입니다.
왕옌청이 아무리 잘 버텨도 타선이 계속 찬스를 놓친다면
접전 후반에 불펜 부담이 다시 커지는 흐름이 반복될 수 있습니다.
16일까지 한화는 48승 3무 53패로 6위에 자리하고 있고
4위 기아와는 6.5경기 차가 벌어진 상황입니다.
올 시즌 기아와 상대 전적은 6승 6패로 팽팽하지만
남은 경기 숫자를 생각하면 이번 3연전의 무게는 상당히 큽니다.
위닝시리즈도 중요하지만 한화가 가을야구 가능성을
확실하게 끌어올리려면 최대한 많은 승리를 가져와야 합니다.
그 출발점은 거창한 대량 득점보다 만루와 득점권에서
가장 평범한 한 점을 먼저 만들어내는 데 있을 수 있습니다.
홈런으로 뒤집는 힘은 이미 삼성전에서도 확인했습니다.
이제 필요한 것은 뒤집기 전에 먼저 앞서가는 공격입니다.
8월 만루 7타수 1안타라는 답답한 숫자를 끊어내야
한화의 기아 3연전도 훨씬 편한 흐름으로 시작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