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그롬 6이닝 10탈삼진 무실점으로 완성한 2000K

제이콥 디그롬이 개인 통산 2000탈삼진을 돌파하며
메이저리그 역사에 또 하나의 굵직한 기록을 남겼습니다.
워싱턴과의 경기에서 단 두 개의 삼진만 남겨두고 있던
디그롬은 1회 시작과 동시에 기다렸던 숫자를 채웠습니다.
첫 타자 데일런 라일을 삼진으로 돌려세워 1999개를 만든 뒤
아비멜렉 오르티스까지 잡으며 곧바로 2000K를 완성했습니다.
관중들의 기립박수가 이어지자 잠시 모자를 벗어 인사했고
이후에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다시 투구를 이어갔습니다.
디그롬의 메이저리그 첫 탈삼진은 2014년 5월 15일
양키스를 상대한 빅리그 데뷔전에서 처음 만들어졌습니다.
1회 마크 테세이라를 95마일 포심으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메이저리그 투수로서 첫 번째 탈삼진을 기록했습니다.
그로부터 12년이 흐른 뒤 오르티스를 상대로 2000번째
삼진을 잡으며 디그롬의 커리어에도 새로운 숫자가 새겨졌습니다.
두 차례 사이영상과 수많은 부상을 모두 거친 선수라는 점에서
이번 기록까지 도달한 과정 자체에도 상당한 의미가 있습니다.
272경기 만의 2000K 역대 두 번째 속도
이번 기록이 더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2000개를 채운
것을 넘어 그 과정이 역사적으로도 매우 빨랐기 때문입니다.
디그롬은 통산 272번째 경기에서 2000탈삼진을 기록해
랜디 존슨의 262경기에 이어 역대 두 번째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닝 기준으로도 약 1661이닝 만에 기록을 완성하면서
크리스 세일의 1626이닝 다음으로 빠른 속도를 기록했습니다.
선발투수가 긴 시간 건강을 유지해야 도달할 수 있는 기록을
디그롬은 적은 경기와 이닝으로 압축해 만들어낸 셈입니다.
특히 오른손 투수 가운데서는 가장 빠른 2000탈삼진이라는
점에서도 디그롬의 압도적인 탈삼진 능력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디그롬은 2000번째 삼진을 잡은 뒤 기록에 취하지 않고
오히려 워싱턴 타선을 상대로 더 강한 투구를 이어갔습니다.
6이닝 동안 단 하나의 안타와 볼넷 하나만 허용하면서
무실점 10탈삼진으로 자신의 시즌 최다 탈삼진과 타이를 이뤘습니다.
첫 두 타자를 잡으며 2000K를 채운 뒤에도 탈삼진
여덟 개를 추가하면서 완벽에 가까운 선발투구를 완성했습니다.
텍사스 불펜도 남은 세 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면서
결국 워싱턴을 상대로 2대0 승리를 가져갔습니다.
개인 기록과 팀 승리를 같은 경기에서 모두 가져왔다는 점이
디그롬에게는 가장 이상적인 2000K 달성 경기가 됐습니다.
38세에도 여전히 살아 있는 탈삼진 능력
디그롬은 이제 38세지만 여전히 타자를 압도할 수 있는
구위와 탈삼진 능력을 보여주며 텍사스 선발진을 지키고 있습니다.
이번 경기까지 올 시즌 23경기에 선발로 나서면서
평균자책점도 3.77까지 끌어내리는 데 성공했습니다.
전성기처럼 매 경기 압도적인 숫자를 만드는 것은 아니지만
건강하게 로테이션을 지킨다는 사실 자체가 상당히 중요합니다.
특히 2023년 두 번째 토미존 수술 이후 긴 재활을 거쳤다는
점을 생각하면 지금의 이닝 소화와 구위는 더 의미가 있습니다.
부상 때문에 커리어 누적 기록에서는 손해를 많이 봤지만
건강했을 때의 압도적인 효율은 이번 2000K에서도 드러났습니다.
랜디 존슨은 경기 수 기준으로 가장 빠르게 2000개의
삼진을 잡았고 크리스 세일은 이닝 기준 최단 기록을 갖고 있습니다.
디그롬은 서로 다른 두 기준에서 모두 두 번째에 오르면서
역대 최고의 탈삼진 투수들과 나란히 이름을 올리게 됐습니다.
결국 누적 숫자만 놓고 보면 더 많은 탈삼진을 기록한
투수들이 있지만 효율을 비교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적은 이닝에서 빠르게 타자를 잡아냈다는 것은 한 시대를
대표했던 디그롬의 압도적인 구위를 가장 잘 보여주는 기록입니다.
트레이드보다 텍사스 잔류를 선택한 에이스
이번 2000K가 더 의미 있게 느껴지는 또 다른 이유는
불과 몇 주 전 디그롬의 거취가 크게 흔들렸기 때문입니다.
트레이드 마감시한을 앞두고 여러 구단의 관심이 이어지자
텍사스도 디그롬에게 트레이드 가능성을 직접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디그롬은 계약에 포함된 전면 트레이드 거부권을
포기하지 않고 텍사스에 남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2023년 우승 당시 부상으로 직접 마운드에 서지 못했던 만큼
다시 텍사스에서 우승에 기여하고 싶다는 의지도 드러냈습니다.
팀을 떠나 우승 후보로 향하는 대신 현재 동료들과 함께
끝까지 경쟁해보겠다는 선택을 내린 셈입니다.
텍사스는 워싱턴을 2대0으로 꺾은 뒤 63승 65패를
기록하며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2위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승률 5할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지만 시즌이 끝난 것은 아니고
남은 일정에서 포스트시즌 경쟁을 이어갈 여지도 남아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디그롬이 건강하게 6이닝을 책임지면서
상대 타선을 압도했다는 점은 텍사스에도 반가운 부분입니다.
개인 통산 2000탈삼진은 이미 역사에 남았지만 지금
디그롬에게 더 중요한 목표는 팀과 함께 시즌을 이어가는 일입니다.
38세에도 여전히 삼진을 만들어내는 속도만큼은 특별한 만큼
남은 시즌에도 디그롬의 마운드는 계속 주목받을 수밖에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