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강속구보다 오늘의 아웃카운트를 택한 LG의 승부수
LG가 3일 두산전을 앞두고 1군 엔트리를 조정하면서
돌아온 고우석을 등록하고 신인 양우진을 내려보냈습니다.
양우진은 올해 전체 8순위로 입단한 1라운드 기대주이고
최근 등판 내용까지 좋아 더 보고 싶은 시점이었습니다.
1군에서는 2경기 평균자책점 10.80으로 아직 거칠었지만
NC전에서는 평균 150.7km 직구로 가능성을 보여줬습니다.
1이닝 무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고 퓨처스에서도
9경기 평균자책점 2.53으로 꾸준히 좋은 흐름을 이어갔습니다.
염경엽 감독의 설명은 꽤 단순했고 핵심도 명확했습니다.
투수를 키우는 데는 분명한 순서가 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지난해 1군에서 단 2경기만 던졌던 박시원이 올해는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조금씩 더 많은 기회를 받고 있습니다.
조원태 역시 양우진보다 먼저 경험을 쌓아야 할 자원으로
언급된 만큼 LG 내부의 육성 순서는 어느 정도 정해져 있습니다.
양우진에게 기회가 없다는 뜻이 아니라 아직 자신의 차례가
완전히 오지 않았다는 의미에 더 가깝게 볼 수 있습니다.
염 감독은 박시원을 두고 스스로 싸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기 때문에 더 많은 기회를 주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결국 투수에게 가장 중요한 첫 번째 요소는 멘탈이라며
빠른 공만으로 바로 필승조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짚었습니다.
양우진의 150km 직구는 분명 매력적인 무기이지만 1군에서는
주자가 나가고 흔들릴 때 다시 자기 공을 던지는 힘도 필요합니다.
결국 LG가 지금 확인하는 건 구속 자체보다 마운드에서 얼마나
차분하게 상황을 버틸 수 있느냐에 더 가까워 보입니다.
반대로 고우석은 사용법을 이미 알고 있는 즉시전력 자원이고
LG에서 오랫동안 마무리와 큰 경기 경험까지 쌓은 투수입니다.
염경엽 감독은 복귀한 고우석을 필요하면 2이닝까지 맡길 수 있는
핵심 불펜으로 활용하겠다는 구상까지 직접 밝힌 상태입니다.
양우진이 미래를 위한 가능성이라면 고우석은 당장 7회와 8회
중요한 아웃카운트를 맡길 수 있는 검증된 카드에 가깝습니다.
시즌 막판 순위 경쟁에서는 유망주에게 경험을 주는 한 이닝보다
오늘 경기 하나를 지켜낼 확실한 불펜이 더 중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양우진이 2군으로 내려갔다고 해서 LG가 기대를 접은 것은 아니고
오히려 올해 짧게 경험시킨 뒤 내년을 보는 그림에 더 가깝습니다.
박시원의 성장 과정을 직접 언급한 것도 결국 젊은 투수들에게
단계를 밟아가며 기회를 주겠다는 육성 방향을 보여주는 부분입니다.
19살 양우진에게는 아직 충분한 시간이 남아 있는 반면
28살 고우석은 지금 바로 결과를 보여줘야 할 시점에 있습니다.
결국 염경엽 감독은 미래의 150km보다 오늘 필요한 아웃카운트를
먼저 선택했고 LG의 시계도 이제 육성보다 승부로 향하고 있습니다.